유유제약, 위장 업체로 비자금 조성해 리베이트 제공

경찰청, 최인석 대표 등 임원 4명과 의료인 29명 불구속 입건…행정처분 대상 통보

[사진=유유제약 홈페이지]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최인석 유유제약 대표가 판매대행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의사 등에게 의약품 판매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15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최인석 대표를 비롯해 이 회사 임원 4명과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등 29명이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최 대표와 임원들은 2014년 4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의약품 판매대행업체를 설립, 영업사원들에게 허위로 여비·교통비를 주거나 판매대행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가장해 2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또 이를 올해 3월까지 자사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거래를 유지하는 대가로 189개 병·의원 의사와 사무장 등 199명에게 9억6100여만원의 리베이트를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유유제약이 설립한 판매대행업체는 형식상으로는 별도 법인이었으나, 실제로는 기존 영업사원들을 퇴사시킨 뒤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게 하고 계속 영업을 맡겨 사실상 유유제약 소속과 다를 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유제약은 대행업체를 거쳐 개인사업자인 영업사원에게 2단계로 대행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했다. 지급된 대행수수료는 현금화돼 다시 회사로 되돌아와 비자금 조성에 쓰였다.

이 회사는 이런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다 언론에서 의약품 판매대행업체의 문제점이 지적되자 해당 법인을 해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영업사원에 대한 의료인들의 ‘갑(甲)질’ 행태도 발견됐다.

이들은 영업사원에게 집 마당에 고사목을 뽑고 새 나무를 심게 한다거나, 병원 청소기 수리, 의사 개인차량 정비·세차, 소모품 구입 등을 요구했다.

경찰은 199명 중 의사 175명에 대해 면허정지, 유유제약에 대해 제조·업무정지 등 행정처분 대상임을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