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엔 뮤지컬 해밀턴의 출연진과 트위터로 설전을 벌였다.
현지시간 18일 저녁 해밀턴을 관람하러 간 부통령 당선자 마이크 펜스가 출연진으로부터 충고를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트럼프는 19일 트위터를 통해 극장 측에 펜스와 향후 출범 정부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훌륭한 미래의 부통령 마이트 펜스가 간밤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해밀턴 배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펜스는 18일 저녁 퓰리처상 수상작인 해밀턴을 관람하러 뉴욕의 리차드로저스 극장에 도착한 이후 관람객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커튼콜 이후에는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브랜든 빅터 딕슨이 무대에서 펜스에게 전하는 성명을 낭독했다. 그는 “부통령 당선인 펜스 씨, 잠시 멈춰서 우리의 말을 들어주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주머니에서 미리 적어둔 종이를 꺼내 “다양성의 나라 미국은 당신의 새로운 정부가 우리 자신, 우리의 지구, 우리의 아이, 우리의 부모를 보호하지 않거나 우리의 불가침 권리를 지켜주지 않을까봐 깊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진심으로 당신이 미국의 가치관을 수호하고 모두, 우리 모두를 대표해 일해주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배우의 말에 박수치며 환호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트위터에 “극장은 늘 안전하고 특별한 공간이어야 한다”며 “해밀턴 배우들은 훌륭한 인격자인 펜스에게 무척 무례하게 행동했다. 당장 사과하시오!”라고 올렸다.
딕슨은 트위터로 “대화는 결코 괴롭힘이 아니다. 그리고 펜스가 걸음을 멈추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준 것에 감사한다”라고 대응했다.
이 같은 장면을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대선으로 분열된 미국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과거 백인들이 주도하던 미국의 영화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트럼프의 당선을 이끌었지만 반대편에서는 수많은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양한 이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미국의 가치를 지켜야한다는 측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뮤지컬 해밀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알렉산더 해밀턴의 건국 이념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다양한 이민자들의 헌신과 기여를 중심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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