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20대 국회에서 ‘죽은채권부활금지법’을 통한 악성 채무 탕감에 나선 제윤경(초선·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소멸시효완성채권(죽은 채권) 소각 퍼포먼스를 열었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제 의원이 소멸시효 완성채권 추심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대표적인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3174억 원(채권 가치 환산액)에 달하는 죽은 채권을 주빌리은행에 무상 양도키로 한 것이다. 이는 원금 471억 원으로, 약 2만 명의 채권자들이 빚에서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제 의원은 같은 당 김상희·김병관·민병두·박찬대 의원 등과 함께 이날 국회 의원회관앞마당에서 ‘죽은채권 3174억 소각 퍼포먼스’를 주최했다.
제 의원 등은 이 자리에서 3174억 원에 달하는 채권서류를 직접 파쇄했다. 이는 A3종이로 약 50박스 분량이며, 5톤 파쇄트럭이 동원됐다. 제 의원은 이번 퍼포먼스 기획에 대해 “국감을 통해 이뤄낸 소중한 결과를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채권 양도일인 22일 당일, 여러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회 앞에서 직접 서류를 소각하는 본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제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을 상대로 “러시앤캐시 이용자 중 35% 이상 고금리 대출자의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이 600만 원이 넘고 평균 납입기간 동안 이자를 성실히 납입하면 이자액만 1000만 원이 넘어 원금대비 이자가 180% 이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제 의원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러시앤캐시에는 아직도 27.9%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 전체의 약 67%, 35%이상 고금리 대출 이용자들은 원금 대비 평균 184%에 달하는 이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 회장은 “법정금리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자에 대한 금리 인하방안과 소멸시효 완성채권에 추심이 들어가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달 18일 제 의원실에 소멸시효 완성채권 시민단체에 무상 양도(탕감)을 골자로 하는 ‘서민금융지원방안’을 보내왔다. 소멸시효완성채권은 5년 동안 변제가 이뤄지지 않은 채권이다. 법적으로 상환할 의무가 없지만 추심업체들은 끊임없이 이 채권을 살려 추심을 지속해왔다.
제 의원은 “국감 통해 지적한 사항이 눈에 보이는 소기의 성과로 드러난 뜻 깊은 날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감 지적사항만으로 약 2만 명의 채무자들이 혜택을 보게 됐는데, 정부가 이러한 작업에 협조해 준다면 더 많은 채무자들이 새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더 많은 채무자들의 빚 부담을 줄이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앤캐시’가 22일 죽은채권을 무상양도한 것을 시작으로 ‘산와머니’는 오는 25일 약 167억 원(원금) 규모의 채권을 양도하기로 했다. 채권 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도 2조 700억 원의 죽은 채권을 향후 소각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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