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대위 논의 진통…'탄핵' 필두로 '분당' 가시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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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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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 총회'에 참석한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의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가 분당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일부 인사들이 탈당을 택한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는 이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놓고 신경전을 벌일 태세다.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탄핵을 필두로 '분당(分黨)'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 "비대위원장, 우리가 추천한 인사로"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당에서는 물밑에서 친박 의원 3명(정우택, 원유철, 홍문종)과 비박 의원 3명(나경원, 김재경, 주호영)이 모인 '중진협의체'를 통해 비대위 전환을 위한 수습책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각 계파가 비대위원장직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서로 자신들이 추천하는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 운영 권한을 가져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로 전날 협의체에선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인명진 목사, 김황식 전 총리, 조순형 전 의원 등을 직접적인 명단을 놓고 토론을 했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전날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비대위 구성은 결국 현 지도부의 사퇴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3대 3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던 것인데 얘기가 진전이 잘 안 돼 생명력이 없어지고 있다"면서 "비대위원장에게 전권을 주는 구성이 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당권을 두고 다투는 모양새 자체가 국민들이 보기에 좋지 않을 것 같다"면서 "중립적인 인사가 비대위원장이 되어야 하고, 외부에서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비주류 의원은 "비대위 논의가 느려지면 탈당 기류가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 "'탄핵'안이 발의되고 국회 문턱을 넘게 되면 무더기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탄핵' 찬성 연판장 서명만 40여 명…이정현 "예수 팔아먹는 유다 되라는 건가"

실제로 '탄핵안'을 놓고 비주류가 이를 주도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친박계와의 갈등은 한층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비주류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 후에 현재 당내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의원이 대략 30여 명이 조금 넘었다"면서 "오늘 중이라도 약 40명까지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 전 대표를 포함해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탄핵안 발의 찬성에 관한 '연판장'으로 풀이된다. 전날 열린 비상시국회의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에서 참석자 일부가 곧바로 그 자리에서 찬성 의사를 표하며 서명을 한 직후,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대표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새누리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보수 세력의 새로운 규합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탈당을 택한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같은 취지에서 탄핵의 필요성을 피력했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주류의 강공에 친박계는 강력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탄핵에 대해 새누리당에 강박하지 않겠다'고 한 말을 언급했다.

그는 "(추 대표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은 여당 국회의원들은 대통령 탄핵에 대해 야당에 따라라, 우리 하수인이 되어달라는 이야기 아니겠는가"라며 "배신자가 되어달라, 성경에 나오는 예수를 팔아먹는 유다가 되어달라,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가 되어달라는 얘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표면적으로는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나 이는 거꾸로 탄핵안을 주도하며 연판장을 돌리고 있는 새누리당 내 비주류 의원들을 동시에 겨냥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사실상 '변절자'라는 비난이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먹던 우물에 오물을 던지려면 본인부터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것이 당원들과 국민의 대한 도리"라며 김무성 전 대표의 탈당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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