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최순실 사태'는 주가조작 '기회'…검찰 수사 속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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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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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경제부 기자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그들이 죗값을 치를 수 있게 꼭 도와달라."

최근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본 한 제보자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제주도에 작은 집 하나를 짓고 조용히 살고 싶었다. 그러나 에스아이티글로벌과 최대주주인 디지파이코리아를 손댄 '주가조작단'에 걸려 전 재산과 함께 소박한 꿈마저 날렸다. 

제보자는 "지난해부터 그들은 수 십배, 수 백배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미끼로 유사 투자자문을 해왔다. 투자 손실은 수억원에 달하고, 나같은 피해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가조작 과정이 담긴 녹취록을 전달했다. 

녹취록에는 기업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미공개 정보 이용 행위'와 허위공시 등 거짓정보를 유출하는 '부정거래행위', '시세조종 행위'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계약서 사본을 근거로 디지파이코리아가 다른 회사에 팔렸다는 또 다른 제보가 들어왔다.

계약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한만기 대표와 이성준 회장은 경영권 이양을 조건으로 '나드투자조합'에 주식 20만주를 4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 10월19일자로 주인이 바뀐 것이다. 총 주식 20만주 가운데 한만기 대표와 이성준 회장의 주식은 각각 10만6000주(53%), 9만4000주(47%)였다. 참고로 디지파이코리아는 에스아이티글로벌 주식 903만6145(17.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법원에 따르면 디지파이코리아의 사내이사는 지난 18일자로 '나드투자조합'의 남 모 대표를 포함해 4명의 이사들이 추가 등재됐다. 

이 두가지만 보더라도 회사가 매각됐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두 회사는 지난 5월3일 이란 통신사업자 컨소시엄인 ICCO와 8조원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주가는 출렁거렸다. 디지파이코리아가 매각됐다면 사업 추진 의지를 의심 받을 수 밖에 없다.

두 회사에 참여한 주가조작단이 최근 다른 종목에 손대고 있다는 정보도 들어왔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여러 종목을 거치며 주가조작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패스트트랙(조기 사건 이첩) 제도를 통해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긴 지 다섯달이 넘었다.

수사 결과 발표는 감감무소식이다. 국민의 시선이 이른바 '최순실 사태'에 몰려 있는 가운데 주가조작단들은 이같은 상황을 '좋은 기회'로 삼는다는 우스갯 소리마저 나돈다.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야한다. 선의의 피해자들이 더이상 발생치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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