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경제 청산]한나라당 '차떼기 사건' 이후 최대 정경유착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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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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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정부, 경제전략 짜면 기업들 '관치'에 철저히 협조…정권 금고역할도 자처

  • 뒷돈 헌납한 재벌들, 숙원사업등 민원해결·세무조사 무마 등 철저히 이득 챙겨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박근혜 정부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정치-관료-기업이 유착된 최악의 관치경제를 펼친 정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게이트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불거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대한 재계의 불법 자금 제공사건인 '차떼기 사건'의 복사판으로 회자되고 있다.

재계 총수들이 한꺼번에 불려 나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한나라당의 차떼기로 알려진 지난 2002년 대선자금 수사 이후 10여년 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관치경제 역사는 훨씬 깊다. 정부 수립 이후 초고속 근대화의 바탕에는 정부가 경제개발 전략을 지시하는 관치경제가 주요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1년 전경련을 설립해 정부와 기업간 공생관계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후 대기업 중심의 고속 성장은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박정희 대통령을 이은 전두환 정권은 ‘일해재단’ 모금에 대기업을 동원해 598억원을 걷었다. 이후 1995년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때 비자금을 제공한 재벌 총수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 받았다.

김영삼 정부때도 한보비리를 비롯해 김현철 게이트, 세풍 사건들이 줄줄이 터졌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대기업은 북한 현물 지원 사업에 동참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미소금융재단 설립에 앞장섰다.

이처럼 역대 정부가 경제전략을 짜면 대기업들은 정부의 관치에 철저히 협조하며 정권의 금고역할을 자처했다.

박근혜 정부의 관치 경제는 더욱 극성을 부렸다. 기업들에게 청년희망펀드 모금을 할당해 1400억원을 걷었고, 15개 기업에게는 수백억씩 내서 지역별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우게 했다. 

주요 대기업들은 평창동계올림픽에도 500억~1000억원씩 출연했다.

기업들은 동반성장기금 2500억원, 지능정보기술연구원 210억원 등을 냈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따른 1조원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도 갹출할 예정이다. 그 뒤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자금 모금도 숨어든 셈이다.

재계 전문가들은 "재벌들이 아무런 이득 없이 정권에 돈을 댈 리 만무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나 정치권에 뒷돈을 헌납한 재벌들은 ‘법인세 인상 저지' 같은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움직임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또 자신들의 숙원사업등과 같은 민원해결이나 세무조사 무마 청탁 등으로 철저하게 이득도 챙기고 한계기업들도 정부지원으로 연명했다.

전문가들은 역대 정권마다 비슷하게 반복되는 관치 경제에 방지하기 위해 시장논리대로 기업들의 옥석을 가리고 개별기업의 구조조정이나 생존문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통한 대량실업 사태에에서 ‘사회안전망 확보’를 구축하는 선에서 과도한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우리 경제 구조는 정부가 기업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로 짜여 자율성을 해치고 있다”면서 “이것이 정부나 정치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원인이며 국제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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