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개헌 찬반 국민투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사퇴 의사를 한시적으로 보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통신아 안사 등 현지 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히기 위해 대통령 관저를 찾은 렌치 총리에게 "내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사퇴를 보류해 달라고"고 권고했다.
내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의결은 오는 9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날이 렌치 총리 거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렌치 총리가 당초 공언했던 '즉시 사퇴'에서 방향을 전환해 '한시적 보류'로 가닥을 잡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렌치 총리는 전날 치러진 개헌 찬반 국민투표의 출구조사에서 패배 전망이 나오자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개헌에 반대하는 의견이 59.11%로 찬성(40.89%) 의견을 꺾고 최종 부결됐다. 이는 이탈리아 현지 투표 결과와 재외국민 투표 결과를 통산한 수치다.
한편, 마타렐라 대통령은 렌치 총리와의 면담에 앞서 정치인과 국민들에게 평정심을 유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탈리아는 긍정적 에너지를 가진 위대한 나라"라며 "모든 정치적인 논의는 침착함과 상호 존중의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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