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특화된 제품만 만든다”…‘다품종 소량 생산기지’ 현대제철 포항공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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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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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경북 포항) 김봉철 기자 = 서울역에서 2시간 30분가량 KTX를 타고 포항역에 도착한 뒤 택시를 타고 30여분을 달려가자, 포항시 남구 동해안로에 위치한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철강도시’ 포항에 위치한 공장은 23만평 규모로 1570여명(협력사 제외·11월 말 기준)의 직원들이 영하를 밑도는 날씨에도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15일 기자가 타고 내려온 KTX의 레일을 생산하는 곳이 바로 현대제철 포항공장이다. KTX용 레일이라는 제품 하나로 포항공장의 성격은 충분히 설명된다. 다른 공장이 만들지 않는 특별한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는 포항공장을 둘러봤다.

◆ 국내 KTX용 레일 90%이상 생산…5개 세계일류상품 보유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국내 KTX 전 구간에 깔리는 레일의 90%이상을 만들어 낸다. 나머지가 수입산이라고 봤을 때 국내에서 유일하게 KTX용 레일을 생산하는 공장인 셈이다.

KTX 운행에 사용되는 레일은 안정성이 최우선인 만큼 단순히 압연을 찍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치와 비파괴 검사 등을 후처리 과정을 거쳐 전국에 공급된다. 심지어 무거운 추를 약 15m 위에서 자유낙하를 시켜 레일에 충돌시키는 낙중시험까지 통과해야 한다.

대형압연 공장에 들어서니, 시간당 200t을 처리해내는 가열로가 제일 먼저 보였다. 1100~1250도의 뜨거운 열로 원자재를 달구고 있었다.

원자재는 조압연기와 중간압연기, 사상압연기, 냉각상을 차례로 지나면서 매끈한 H형강으로 탄생한다.

여타 공장과 다른 광경은 압연 롤이 수시로 교체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철강재의 ‘규격’과 ‘틀’을 결정하는 압연 롤의 교체가 잦다는 것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승대 대형압연부 과장은 “작게는 16t에서 크게는 56t에 달하는 롤을 크레인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교체하고 있기 때문에 작업 강도가 센 편”이라며 “다른 공장도 마찬가지겠지만 더욱 더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별도로 보관하는 장소가 있을 정도로 1000여종이 넘는 압연 롤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대제철 내에서 롤 설계와 제작을 동시할 수 있는 공장은 포항공장 단 한 곳뿐이다. 포항공장에서 생산한 압연 롤은 전국에 있는 현대제철 공장과 포스코,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사들에게도 납품·공급된다.

포항공장은 현대제철이 보유하고 있는 6개의 세계일류상품 가운데 △열간압연용 원심주조공구강롤(압연 롤) △H형강 △무한궤도 △강널말뚝 △부등변 부등후 앵글 등 단일공장 중에서 가장 많은 5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일류상품은 산업통상자부 주관으로 코트라(KOTRA)에서 수출 품목의 다양화, 고급화 및 미래수출동력 확보를 위해 선정하는 것으로 세계시장 규모가 5000만 달러 이상이며 해당 상품의 수출액이 국내 동종 상품 생산기업 중 1위일 때 자격이 부여된다.

◆ 철강업계 최초 국가공인검사기관 인정…현대제철, 시험·교정·검사 ‘3관왕’ 달성

대량 양산 체제가 트렌드인 철강업계에서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다품종 소량 생산’을 무기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급변하는 업계의 변화와 까다로운 고객사들의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런 포항공장이 최근 또 하나의 성과를 거뒀다. 포항공장은 지난 10월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국가공인검사기관 인정을 취득했다.

국가공인검사기관은 검사를 수행하는 기관들의 신뢰성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KOLAS가 해당 기관의 품질시스템 및 기술능력을 평가해 특정 분야에 대한 검사능력이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기관을 말한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2014년 11월 국가기술표준원과의 협의를 시작으로 약 2년 간의 준비과정과 KOLAS의 엄격한 공장 심사를 거쳐 지난 10월 27일 국가공인검사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시험과 교정 분야만 있던 국내 철강업계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최초 인증 준비부터 실무를 담당한 백상진 품질보증팀 과장은 “철강재 신뢰성 향상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고 판단, 시작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연구원에 용역을 맡겨서 외주로 해결해야 되는 검사 부문을 공장 내에서 해결함으로써 납기일 단축과 그로 인한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인정을 취득한 제품은 건축(용접)구조용 압연 형강, 레일, 특수강, 철근 등 4개 제품·9개 KS 규격이다.

현대제철 전체로는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시험 △교정 △검사 등 전 부문의 국가공인기관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 2011년 6월 현대제철연구소를 시작으로 인천공장, 포항공장, 당진제철소가 국가공인시험기관 인정을 취득했으며 2009년 6월 당진제철소에서 국가공인교정기관 인정을 취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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