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김정호 기자 = 2017년에는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박스권 탈피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증시 변동성이 클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형주, 가치주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코스피 높게는 2350 달성도 가능
1일 아주경제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명(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을 대상으로 새해 증시에 대해 물어본 결과 코스피 지수 밴드 상단은 2050에서 2350으로, 하단은 1870에서 1995로 전망됐다.
코스닥 예상 밴드는 570~755이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가 낮게는 1870, 높게는 2300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으로 코스피 지지선이 견고해졌지만 밸류에이션 재산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올해에도 가치주와 대형주를 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 특히 대형주의 매력도가 높고, 위험자산 선호흐름이 강화되면서 국내 증시로 외국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 밴드 1995~ 2250을 제시했다.
코스피 흐름에 대해선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한다"며 "상반기에는 인프라투자 등 가격 모멘텀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에는 정치, 물가, 금리 등 변동성 확대 변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장기 박스권 돌파를 시도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 선진국 재정확대는 증시에 호재
센터장들은 내년 글로벌 및 국내 증시에 작용할 호재로 선진국의 금리 기조 유지 및 재정확대 정책, 중국의 공급과잉 해소 의지 등을 꼽았다.
김일구 센터장은 “글로벌 경제가 재정 및 투자정책 실행을 바탕으로 낮지만 안정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주요국의 인프라투자 확대로 글로벌 수요가 늘고 디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실질금리 상승이 느리게 진행되도록 유도할 계획이고, 미국의 제조업 재고출하 사이클도 개선되고 있어 설비투자 확대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고 있다”며 “중국이 자국 내 공급과잉 해소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정부의 정책적 불확실성 및 선진국과 신흥국 간 무역분쟁 가능성 등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창목 센터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예상대로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 국내 수출기업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통화정책을 바꿀 가능성도 제기돼 내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니아고 밝혔다.
신동석 센터장은 “선진국 정치 지도자들이 제시하는 국가 간 불공정 무역은 신흥국에게 통상압력과 환율정책 견제 등 부정적인 글로벌 교역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며 “내년 상반기 중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이슈가 재점화 될 가능성이 있는 점도 증시에 악재다”고 말했다.
◆ 주목할 종목은 산업재·경기민감주
올해 미국이 2~3회 금리인상을 실시하고, 인상 시기는 6월·12월 또는 6월·9월·12월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경기를 회복시키고, 국내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일구 센터장은 "금리 정상화 과정은 경기 정상화와 맞닿아 있어 금리 인상기에 이머징 증시가 상승했던 적이 많다"며 "이번 금리인상도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주식시장 상승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본유출이 발생하면 국내 증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센터장들은 소재, 산업재, 경기민감주, IT 등을 유망 업종으로 추천했다. 이준재 센터장은 "사물인터넷 기술 확산과 가격 상승 효과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경제 민주화 법안과 관련 대기업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될 전망이다"고 강조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원화 약세 및 미국 경기회복으로 IT주가 강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로 일부 소재 및 산업재 등도 유망하다"고 밝혔다.
신동석 센터장은 "인플레이션 기대로 경기민감주 업종에 높은 프리미엄이 부여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저성장, 저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선호되던 테마성 성장 업종이나 방어주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