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눈으로, 목소리로 개인만의 신체적·행동적 특성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한 생체인증이 올해 새로운 인증수단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의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위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인인증서와 같이 따로 보관 장소를 두지 않아도 되고, 위·변조가 어렵다는 점에서 안전한 인증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으로 펼쳐질 초연결사회에서 '보안'과 '편리성'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생체인증은 기존 인증의 대체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 적용되고 있다.
1일 보안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생체인식 시장은 2014년 74억 달러(약 8조9000만원)에서 2019년 146억 달러(17조6000억원)로 연평균 14.5% 성장이 예측되고 있고, 국내 생체인증 시장도 2018년까지 연평균 19.2% 성장할 전망이다.
가장 보편화돼 있는 생체인증은 지문과 얼굴인식이다. 국내에서 지문인식 시장은 2013년 990억원 규모로 전체 생체인식 시장의 약 57.4%를 차지했다. 그러나 손가락을 본떠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다는 취약점 때문에 2018년 1660억원으로 비중은 오히려 39.9%로 줄 것으로 점쳐진다.
그 자리를 얼굴인식과 홍채인식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얼굴인식은 2013년 560억원 규모로 전체 시장의 32.5%에서 2018년 1940억원, 46.9%를 넘어설 전망이다. 홍채인식도 2013년도 10억원(0.7%)에서 2018년 330억원으로 연평균 94.7%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간편결제서비스와 인터넷전문은행 등 핀테크의 확대로 비대면 본인확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2017년 생체인증 시장에 거는 기대감은 높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모바일 뱅킹 시스템을 출시한데 이어 KEB하나은행도 2월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지문인식 방식을 도입했다. 올해는 K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체인증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시스템 구축비용과 별도의 인식장치도 스마트폰 내에서 모두 해결이 가능해질 조짐이다.
2013년 팬택이 세계 첫 지문인식 스마트폰 '베가 LTE-A'를 공개한 이래 삼성전자는 '갤럭시S5', 애플은 '아이폰5S'부터 이 기능을 탑재했으며, 샤오미도 지난해부터 중저가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센서를 넣었다.
여기서 지문인식을 넘어 홍채인식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갤럭시노트7'은 세계 첫 홍채인식을 도입해 1초도 채 걸리지 않아 본인확인이 가능하도록 했으나 아쉽게도 단종된 상태다.
생체인증이 차세대 인증으로 부각되면서 국내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생체인증기술표준연합회(FIDO) 국제 표준에 참여하고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곳 회원사의 13%가 한국 기업 및 기관이다.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FIDO 보안 솔루션 획득한 업체로는 크루셜텍, 펜타시큐리티, 드림시큐리티, 라온시큐어, 한컴시큐어, 이니텍, SK플래닛, 삼성SDS 등이, 인증서비스 획득한 업체로는 한국정보인증과 코스콤 등이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향후 생체인증의 활성화를 위해선 법적 업무 지원과 인증 기술 표준 개발 및 보급, 사업 활성화 지원 등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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