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가 내세우는 이른바 '반미' 프레임을 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미국 기업들은 예정돼 있었던 합병과 인력 감축 계획 혹은 중국에 공장을 세우는 계획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금융가와 기업인 등의 말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제너럴 모터스(GM)을 비롯해 록히드 마틴, 포드 등 대기업들의 트위터를 통해 특정 회사의 이름을 거론하고 공개적으로 비난을 하고 나서면서 다른 기업들도 트럼프의 트위터 공격의 타깃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유세 기간 내내 '아메리카 퍼스트', 즉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다시 수천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그는 지난달 트위터에서 “미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본사를 옮기고, 직원들을 해고하고,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공장을 짓는 기업들이 어떠한 손해도 입지 않은 채 그들의 제품을 다시 미국으로 들여와 판매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라고 외국에 제조시설을 둔 기업들을 강력하게 비판했었다.
중국을 적대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태도 탓에 회사들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업체 핏빗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스 박은 “핏빗을 포함해 중국에 제조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트럼프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멕시코에서 제품에 고율의 관세나 국경세를 부과하는 정책들이 시행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다. 비용 증가를 감수하고서라도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도 이같은 계획 중의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구체적인 회사의 이름까지 들먹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는 회사 이미지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킨다. 때문에 일부 기업에서는 트럼프의 트위터를 모니터링하는 전담팀을 만들기도 하고 홍보 전문업체에 자문을 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전문가들에게 대처 방안에 대해 자문을 구하거나, 직접적으로 주주, 고객,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입장을 알리고 있기도 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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