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구제역·AI·브루셀라…한국은 ‘가축 질병 지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2-07 16: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구제역 백신 항체 형성률 5%…"백신 맞으면 유산한다?"

구제역 확산으로 전국 축산농가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의 한 축사에서 용인축산농협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브루셀라까지 대한민국이 가축질병으로 멍들고 있다. 정부의 방역 실패로 가축 전염병에 따른 농가 피해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발생한 AI는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닭·오리 등 살처분된 가금류만 3281만 마리로, 약 5000억원의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추산된다. 직·간접적인 기회손실 비용을 감안하면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브루셀라와 결핵에 따른 피해도 컸다. 지난달 10일 충북 옥천에서 출하를 앞둔 한우 73마리가 의심 증상을 보이면서 265마리가 한꺼번에 땅에 묻혔다. 지난해 브루셀라와 결핵에 걸린 소는 각각 841마리, 4327 마리로, 모두 살처분됐다. 

최근에는 충북 보은군 마로면의 젖소 농장과 전북 정읍 산내면의 한우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충북 보은 농장에서는 입술과 발굽 등에 물집이 생긴 젖소가 5마리였지만, 긴급 방제 차원에서 이 농장에서 사육된 195마리가 모두 차가운 땅에 묻혔다. 

구제역 백신 접종은 2010년 12월 시작됐다. 그러나 백신접종 이후에도 구제역은 계속 발생됐다. 2014년 12월 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이듬해 2월까지 147일간 전국을 휩쓸었다. 당시 196개 농가의 소·돼지 17만3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역대 2번째 피해 규모다. 

정부는 백신접종 이후 항체 형성률이 전국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평균 소의 항체 형성률은 97.8%였다. 반면 30%를 밑도는 농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10월 항체 형성률이 30%를 밑도는 농가는 전국적으로 600여 곳에 달했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 젖소 사육농장의 항체 형성률도 19%에 불과했다. 농가가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정부 측은 주장했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전북 정읍 구제역 농가의 소 20두를 검사했더니 1마리만 항체가 형성돼 항체형성률이 5%에 불과했다"며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백신 접종을 한 소의 평균 항체형성률이 97.8%라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그간 방역당국의 구제역 검사는 발생 빈도가 높았던 돼지 중심으로 이뤄진 반면, 소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실장은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뿐 아니라 다른 소 농가도 구제역 접종이 부실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백신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접종을 하지 않은 '모럴해저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농가에서는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면 소가 유산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비용 부담이나 각종 부작용 등을 이유로 의도적으로 백신 접종을 기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제역 백신 비용은 50두 이상의 경우 정부와 농가가 5대5 비율로 지불하도록 돼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번 겨울에는 AI에 브루셀라, 구제역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며 어느 때보다 피해가 크다"며 "소규모 농가보다 전업농에서 발병이 집중돼 규모도 커졌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