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00대 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총영업이익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시중은행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고, 금융시장의 변동 폭이 커진 만큼 자본시장 관련 서비스 제공을 통해 비이자수익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2조77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11년 이후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자이익 증가가 전체 순익 증가를 이끌었다. 이로써 신한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전년대비 7.7% 증가한 반면 수수료이익은 3.4% 줄어들며, 그룹 전체 비이자이익이 전년대비 12%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의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서 82%로 늘어났다.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KB금융그룹의 순이자이익은 6조4025억원으로 2015년과 비교해 3.2% 늘었지만, 비이자이익은 1조1787억원에서 1조424억원으로 11.6% 줄어들었다.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11.0%), 신탁 이익(-9.7%)과 함께 KB증권의 합병과정에서 5425억원가량의 기타영업손실이 발생한 이유에서다. 그룹 연결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달했다.
NH농협금융은 비이자이익의 쏠림현상이 더욱 심하다. 지난해 6조9060억원의 이자이익을 보인 농협금융은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7774억원 적자를 봤다. 전년(-5593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한 수익 구조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금리 변동에 연간 실적이 좌우되는 수익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지난해 은행 성장을 주도했던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꺾인 만큼 올해 수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의 역량을 높여서 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투자은행 관련 수수료를 창출해야 중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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