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봄의 시작을 알린 것은 22일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다. 영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재훈(이병헌 분)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예 감독 이주영 감독의 첫 장편영화 ‘싱글라이더’는 제작 단계부터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각본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또 김지운 감독의 ‘밀정’에 이어 워너브라더스가 선택한 두 번째 한국영화 배급 작이자 배우 하정우가 제작을 맡아 작품에 대한 신뢰를 더한다.
봄의 감성을 담은 ‘싱글라이더’는 탄탄한 드라마와 서정적 감성, 연출력, 미장셴이 장점인 작품. 무엇보다 오랜만에 드라마 장르로 세밀한 연기를 선보인 이병헌은 봄의 감성을 깨우는 감성과 공감을 담아냈다.
이현하 감독의 서정적 연출력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전개가 인상적인 작품. 카페라는 한정적인 공간 안에서 사건들을 풀어나가지만 단조롭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한 같은 날 개봉되는 영화 ‘눈발’(감독 조재민) 역시 봄의 감성을 일깨우는 드라마로 손꼽힌다. 눈이 내리지 않는 마을로 온 소년 민식(진영 분)이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지우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눈발’은 영화 제작사 명필름이 설립한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작품.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건축학개론’ 등을 제작한 명필름이 선택한 작품으로 더욱 기대를 키우고 있다. 조재민 감독은 10대 소년·소녀들의 심리를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얻고 있다. 거기에 주연을 맡은 진영과 지우는 촉촉한 감성 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 메마른 감성에 동요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봄 극장가에 드라마 장르들이 눈에 띄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스오피스의 장르 교체에 관해, 한 영화 관계자는 “계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데이트하는 남녀의 경우, 액션보다는 감성적인 드라마 장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대체적으로 이런 드라마 장르들은 봄 시즌에 맞춰 개봉하곤 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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