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미제사건 전담반-끝까지 간다’가 네 번째 미제사건을 들고 찾아온다.
25일 밤 10시 30분 방송될 KBS1 ‘미제사건 전담반-끝까지 간다’에서는 미제로 남은 노들길 살인사건을 조명한다.
2006년 7월 4일 새벽 2시경, 서울 영등포구 노들길 옆 배수로에서 한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시신은 하루 전, 친구와 한강을 가기 위해 당산역에 왔다가 실종된 스물세 살의 김진희 씨.
알몸 상태로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마치 전시되듯 발견된 시신에는 끈과 테이프로 결박을 당한 흔적을 비롯해 고문을 당한 흔적, 심지어 깨끗하게 닦인 흔적이 보였다.
하지만, 놀라운 건 시신의 모습만이 아니었다. 실종 당시, 피해자는 술을 마셨으나 시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 그 의미는 체내의 알코올이 분해될 때까지 그녀가 살아있었다는 것.
경찰은 처음 강도를 의심했으나 당산역 부근에서 발견된 유류품에는 현금과 카드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녀는 공무원을 꿈꾸며 서울로 상경한지 고작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원한관계로 볼 만 한 인물도 주변에는 없었다
의문 투성이었던 이 사건은 유력한 목격자 세 명이 등장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보였으나 목격자의 진술은 모두 엇갈렸다. 경찰들은 각기 다른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했지만, 결국 이 사건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궁에 빠져버렸다.
스물 셋 꽃다운 취업준비생을 무참히 살해한 범인. 한국에선 보기 드물게 유인·납치·고문·살해의 방식을 모두 거친 이 사건의 범인은 과연 크리미널 마인드에나 나올법한 사이코패스나 연쇄살인범은 아니었을까.
노들길 살인 사건처럼 아직도 미궁에 빠져있는 전국의 미제사건은 약 4만 1000여 건. 그중에서도 살인에 대한 공소시효가 사라지면서 재조사되고 있는 미제 살인사건은 약 270여건에 이른다. 경찰은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방 경찰청마다 미제사건 전담팀을 꾸렸고 그동안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들을 꾸준히 해결해 오고 있지만 시간의 벽을 허물 수 있는건 여전히 시민들의 제보나 꾸준한 관심뿐이다.
과연 우리는 이 시간의 벽을 넘어, 장기 미제사건들이 해결되는 모습을 더 지켜볼 수 있을까.
11년 전, 서울을 떠들썩하게 했던 노들길 살인사건의 새로운 이야기는 ‘미제사건 전담반 – 끝까지 간다’ 4편 ‘그녀의 마지막 24시간 – 서울 노들길 살인사건’ 편 2017년 2월 25일 (토) 밤 10시 30분 KBS 1TV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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