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3·1절 태극기와 촛불이 광화문광장에서 격돌했다. 과거 광화문역을 사이에 두고 집회가 열렸던 것과 달리 맞불 측이 광화문광장까지 진입하면서 일촉즉발의 충돌 직전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1일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오후 2시부터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를 시작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헤 대통령 탄핵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여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앞서 오전 11시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구국기도회 등 일부 기독교 단체의 사전집회로 열기는 이미 달아오른 상황이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퇴진행동)도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란 주제로 이날 오후 5시 제18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촛불 측은 오후 7시에 탄기국과 겹치지 않는 동선으로 청와대, 헌재 방면 두 갈래의 발걸음을 옮겼다. 1시간 뒤인 오후 8시가 조금 지나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와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경복궁 방향의 북쪽을 제외한 대부분이 경찰 차벽으로 둘러싸 양측의 직접 대면은 저지됐다.
○… 태극기 집회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이 처음 이뤄졌다. 탄기국은 오후 3시께 다섯 갈래로 줄지어 나아갔다. 오후 4시께 세종대로 사거리의 원래 자리로 돌아와 늦은 밤 집회를 끝냈다. 태극기를 든 참여자들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과정 자체가 잘못됐고, 헌재에서 대통령 측 변호인이 요청한 증인과 증거를 완전히 묵살했다며 즉각적 변론 재개를 촉구했다.
○… 촛불집회에 나선 이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이 달린 태극기를 들고 등장하면서 양측 간 태극기 대결을 펼쳤다. 1919년 3월 1일의 98년 전 만세운동을 기린다는 의미에서 태극기에 노란리본을 달고 퍼포먼스도 벌였다. 최근 보수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갖고 나오며 태극기의 의미가 변질됐다는 주장도 보태졌다.
○… 촛불과 맞불이 일부 시간 차이를 두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며 긴장감이 극대화됐다. 더욱이 양측에서 설치한 무대 거리가 500m 떨어진 만큼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만6000여 명을 투입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달 2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대로 차벽과 경찰 병력으로 최대한 마찰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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