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은 착시?”···한국, 3년째 업황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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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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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PMG 보고서, 메모리 위주 산업구조 개선해야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최근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이 호황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동부하이텍 등 소수의 FAB(전 공정 생산라인) 업체 및 이들과 가치사슬로 연결된 일부 장비업체를 제외하면 설계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팹리스, 주문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 부문과 소재 등 관련 산업의 성장이 더딘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반도체 착시현상’의 그늘에 있는 이들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지 못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도 가까운 미래에 중국 등 경쟁국가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나온다.

2일 글로벌 종합 회계·컨설팅 기업인 KPMG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 리더 15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 발표한 ‘2016 반도체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반도체 매출 증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지역'을 묻는 질문에 12%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2014년 36%, 2015년 25%에 이어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조사 대상국가와 비교해 보면 미국(54%), 중국(31%), 유럽(20%), 대만(18%), 일본(14%) 등에 뒤쳐진 것은 물론 인도(10%)와도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와관련, “반도체 기술력의 상징이었던 미세화(Scaling) 공정이 점차 한계를 맞고 있는데다 신흥국들의 기술추격으로 저기술 영역의 반도체 산업부터 잠식되고 있다”고 짚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수요 산업인 세트업체들의 감소로 일거리가 줄어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또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반도체 산업의 신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인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성장을 도모했으나 아직까지 성과가 미흡하다. 시스템반도체의 성장을 견인해야 할 주인공은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또는 칩리스(chipless) 기업들인데, 국내 팹리스 기업은 여전히 영세한 규모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한국 반도체산업 구조가 대기업과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팹리스, 파운드리 등 전문기업의 협력 구조가 정착하지 못한 것도 반도체 산업의 균형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외에 반도체 핵심 지적재산권(IP) 확보, 해외시장 진출 확대, 소프트웨어(SW) 기업과의 협력 생태계 구성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영세한 국내 팹리스 업체들의 인수·합병(M&A)을 유도해 외형을 키움으로써 핵심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여력 확보, 시장 다각화 및 해외시장 진출 등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PMG 보고서에서도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우선순위로 ‘비즈니스영역 다각화’(46%)를 꼽았다. 이어 ‘핵심인재 육성’(31%), ‘M&A’(31%) 등의 순이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산업 리더들은 M&A의 중요성이 전년에 비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의 하락이 향후 3년간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큰 위협 요인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삼정KPMG 전자정보통신반도체산업 리더인 양승열 부대표는 “성숙기에 접어 든 반도체 산업에서 기업의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M&A와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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