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지난 3일 마감된 세계 2위 낸드 플래시 생산업체인 도시바 반도체 사업 지분 인수 입찰에는 SK하이닉스와 홍하이, 2012년 엘피다를 인수한 미국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 마이크 론테크놀로지, 반도체 부문에서 도시바와 협력 중인 미 웨스턴디지털(WD), 미 베인캐피탈 등 투자펀드 등 5개사 정도가 참여했으며, 일본 업체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7일 오후 “경영 재건 중인 도시바가 분사화를 목표로 반도체 메모리 사업 신설 회사에 대한 출자기업 선정 입찰에 대만 홍하이가 응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당초 일본 내에서는 홍하이와, 홍하이가 지난해 8월 인수한 샤프 양사 모두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점쳤으나 샤프는 빠졌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조회 공시 답변을 통해 “마감일인 지난 3일 도시바의 낸드 사업에 대한 지분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특히 모기업인 SK그룹을 언급하며, “SK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재벌의 하나로 SK하이닉스는 핵심 계열사 중 하나”라면서 “SK그룹은 올들어 반도체 소재사업과 화학사업에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성장투자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M&A에 4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도시바는 3월말로 예정된 분사시기에 맞춰 새 회사의 주식 가운데 19.9% 미만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응찰업체와 개별 협상에 들어가 분사 이전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 계획이다.
하지만 당초 10개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5개사 가량만 응찰했고, 일본 기업들이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관심을 끌지 못한 결정적인 배경은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매각 지분을 19.9% 이하로 제한해서다. 이는 경영권에 관심 있는 투자펀드나 기업이 외면하게 된 배경이 됐다.
일단 응찰했지만 상황에 따라 포기하는 기업들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입찰에 응한 기업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 공정거래위 등의) 독점금지법 심사에 시간이 걸려 (3월말 이전까지 끝내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며 최종출자에 참여할지도 예측불허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 될 경우 도시바는 그룹 재건에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알짜 사업인 반도체 부문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에 도시바 내외에서 지분 매각 비중을 2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며, 이마저 불가능할 경우 도시바 본사에 대한 투자 유치 등 다른 자본증강책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이미 도시바는 우선주에 대한 출자안 등을 이미 투자펀드 등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하루 전인 지난 6일에는 도시바가 보유하고 있던 액정패널(LCD) 기업 재팬디스플레이(JDI) 주식 전체를 지난해 말 40억엔(약 408억원)도 안 되는 가격에 시장에서 팔았다고 공개했다.
금융소식통에 따르면, 도시바는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사업을 하는 도시바테크 등 상장기업 7개사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원전사업을 하는 본사에 대한 출자 리스크가 높다는 평가라. 역시 쉽지 않다.
이미 의료기기사업 등 돈이 되는 자산을 1년 전 매각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는 자기자본을 충분히 끌어올려줄 자산도 극히 적은 상태라 도시바는 사면초가에 내몰려 있다.
도시바는 3월말 종료되는 2016회계연도에 미국 원자력사업에서 발생한 최대 7000억엔(약 7조1550억원)의 손실을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자본 확충이 무산되면 채무초과 상태에 빠져 그룹이 붕괴될 우려가 크다. 지난해 9월말 자기자본은 약 3600억엔 수준이었다.
도시바 재건책은 빨라야 오는 14일 손실규모가 확정된 뒤에야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가 연도말에 채무초과를 피하기 위해서 남은 시간은 불과 2개월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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