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 장기화 조짐...韓 게임 위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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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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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한국 게임 진입 금지."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성 조치에 국내 게임 업계가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한국산 게임에 대한 금지령을 내렸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업계의 불안감이 일파만파 퍼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 게임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활로가 막힐 것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1년 이상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미디어 총괄 부처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최근 사드 보복 차원에서 '판호(版號)' 신규 발급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호란 중국 광전 총국이 승인한 중국 현지 게임 서비스 허가권을 말한다.

이에 따라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삼국지 조조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나마 이들 대형 게임사들은 자본과 인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텐센트와 넷이즈 등 중국현지업체들과 손잡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여건이 넉넉치 않은 중소 게임사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 형국이다.

실제 광전총국에 따르면 지난해 판호를 발급받은 해외 게임 228종 가운데 한국 게임은 13종에 그쳤다. 이는 전체 외산 게임의 5.7%에 달하는 미비한 수준으로, 국내 게임사 중 대형 게임사 일부만 판호를 발급받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 전체 수출액 3조6971억원 가운데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32.9%에 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게임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소 국내 게임사들은 사지로 몰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 분위기가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드 보복이 1년 이상 장기화 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당장은 대형 게임사들의 영향은 덜하지만, 현 상황이 길어지면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

예컨대 중국에서 이미 판호를 발급받아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 웹젠의 ‘뮤 온라인’, 엠게임의 '열혈강호 온라인')들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약 40%(7200억원)에 달하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거두는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고 있다. 웹젠의 뮤 온라인 역시 중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이 전체 해외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엠게임의 열혈강호온라인도 해외 매출 가운데 65% 안팎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또 중국 게임사들이 판호 취득을 악용해 국내 게임사들에게 협상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대형 게임사와 달리, 협상력이 약한 중소 업체들의 피해가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김성완 부산게임아카데미 교수는 "중국게임 업계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상 조건을 이끌어 내기 위해 사드라는 상황을 핑계 삼을 수 있다"면서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는 이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게임 업계의 자생적인 노력과 함께 게임 산업을 독립적으로 키우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시장에만 국한될 것이 아닌 다른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정부는 게임부(가칭) 등을 만들어 독립적으로 육성하고, 개발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따르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게임 업계도 인도와 동남아 등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해외 시장의 진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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