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과 함께 한 모든 날이 좋았다'
넉달 넘게 매주 토요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분노를 넘어선 희망과 기대로 차곡차곡 쌓아갔다.
그렇게 쌓였던 작은 촛불들이 내가 되고 강을 넘어 바다가 됐다.
촛불의 파도는 국회를 뒤덮어 탄핵소추를 이끌었고, 헌법재판소를 쓰다듬어 박근혜 파면을 만든 뒤 이제 청와대로 향해 가서 박근혜에게 방빼라고 한다.
촛불바다는 이제 새로운 세상을 가로막는 이 땅의 남은 적폐를 쓸어버릴 것이다.
주말마다 열리는 촛불집회는 11일 오후 4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차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고, 앞으로는 이슈별 촛불집회로 대체된다.
그동안 추운 날에도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광장을 지킨 촛불시민은 위대한 시민혁명을 시작했다.
"박근혜파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광장의 외침은 울림이 깊다.
촛불집회에서 쏟아진 다양성 인정과 평등 세상을 만들자는 호소가 조금씩 시민들에게 체화된다.
광장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세상이 이제는 나라 전체로 퍼져나갈 시간이 멀지 않았다.
이제 봄이다. 다시 시작이다. 그동안 광장을 찾은 모든 이들은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당신들과 함께 광장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그날, 그 자리에 나도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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