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 판이 출렁이고 있다.
16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긴급 여론조사 결과, 황 권한대행 지지층의 30%가량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간 것으로 나타났다. 홍 지사는 다자구도에서도 두 배가량 지지율이 오르면서 5위권에 편입, 황 권한대행 불출마의 최대 수혜자로 등극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도 황 권한대행 지지층의 10∼15%를 흡수했다. 황 권한대행을 지지했던 중도 보수 유권자 일부가 옮겨간 결과로 보인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간 황 권한대행 지지층은 2%도 채 되지 않았다.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가 여권 지형은 물론 야권 구도 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홍준표, 黃 지지층 32.4% 흡수…두 安도 수혜
앞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권 포기의 최대 수혜자는 황 권한대행과 안 지사였다. ‘황교안 구원 등판론’과 ‘안희정 대안론’이 급부상한 것도 반 전 총장이 사퇴한 지난 2월 초부터였다.
보수와 야권의 다크호스였던 두 축 가운데 한 축이 무너졌다. 이를 홍 지사가 안았다. 반 전 총장을 지지한 유권자 상당수가 황 권한대행을 거쳐 홍 지사에게 안착한 셈이다. 중도 보수 행보에 나선 안 지사와 안 전 대표 역시 ‘반기문-황교안’ 불출마로 수혜를 입었다.
‘리얼미터’가 MBN의 의뢰로 지난 15일 하루 동안 10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을 지지했던 32.4%가 홍 지사에게 옮겨갔다. 황 권한대행의 지난 9일 ‘리얼미터’ 지지율은 14.2%였다.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숨죽이던 ‘샤이 보수층’(보수 유권자 중 표심을 숨기는 유권자)이 움직이는 기폭제로 작용할지 주목할 대목이다.
이어 안 지사와 안 전 대표가 각각 14.9%와 11.6%를 흡수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8.0%),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5.3%),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3.7%), 이재명 성남시장(3.6%),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1.8%) 순이었다. 황 권한대행 중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두 가지 포인트 ‘샤이 보수’와 ‘野 흡수력’
다만 ‘반기문→황교안’으로 이어지는 보수층을 안은 홍 지사가 판을 흔들지는 미지수다.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이 공고한 데다, 황 권한대행 지지층의 일부를 범진보진영 후보가 흡수하면서 야권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한층 공고해졌다.
실제 다자구도 지지율을 보면, 문 전 대표가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2%포인트 상승한 37%로 11주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실상의 ‘사저 정치’ 이후 범야권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분석된다.
안 지사는 같은 기간 2.7%포인트 상승한 16.8%, 안 전 대표는 1.8%포인트 오른 12.0%로 2∼3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은 지난주와 동일한 10.3%로 4위였다. 야권 주자가 독식한 1∼4위 지지율 합은 76.2%였다.
홍 지사는 3.5%포인트 상승한 7.1%로 5위에 편입됐다. 유 의원(4.8%), 심 대표(2.1%), 손 전 대표와 남 지사(1.8%) 등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무당층은 4.2%였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4%), 무선(86%)·유선(1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90%)와 유선전화(1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8.6%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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