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예로부터 '도시 전체가 계수나무 숲을 이룬다(滿城玉桂成林)'라는 의미로 이름 지어진 구이린(桂林)은, 중국 내에서도 그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인해 '구이린 산수가 천하 으뜸이다, 죽어서 신선이 되느니 차라리 구이린에 살고 싶다'와 같은 이야기가 지금껏 전해져 내려 오고 있다.
구이린은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서 가는 곳마다 기암괴석의 향연이 펼쳐진다.
구이저우(貴州)성의 만봉림과 그 생김새가 흡사하여, 자주 비교 되기도 하지만, 해저 지형의 지각변동으로 인해, 리강과 그 주변의 물줄기를 따라, 융기하여 길게 이어진 봉우리들은 누가 뭐래도 중국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의 신비로운 경치이다.
나무 땟목을 띄워 가마우지를 통해 유유자적하게 낚시를 하는 어부들의 모습은 빠름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의 지친 삶에 느림의 미학과 함께 진정한 힐링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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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경치와 더불어 연평균 19도에 이르는 온화한 기온은 세계인들이 즐겨찾는 관광지 구이린이 가진 또 하나의 큰 장점이다.
◆리강, 룽성 룽지티뎬, 양숴 등… 중국 지폐에 담긴 구이린 절경
리강은 구이린을 가로 질러 흐르는 총 길이 164km에 달하는 리강은 중국 남방 지역의 최대 하류인 주장(珠江)의 지류로서,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북동부에서 시작되는 구이린의 젖줄이자 구이린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다.
특히, 구이린에서 양숴까지의 83km의 뱃길은 중국 내 최고의 카르스트 지형 지역으로서 현세속의 선경(仙境)이라고 불리며 국·내외 관광객들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는 스테디 셀러 관광지다.
당대 유명한 문학가인 유종원은 "죽어서 신선이 되느니, 차라리 구이린에 살고 싶다(愿作桂林人,不愿作神仙)"고 말했을 정도다. 어찌나 경치가 아름다운지, 이 리강은 중국 지폐 20원 지폐의 실제 장소이기도 하다.
둥족(侗族), 야오족(瑤族), 먀오족(苗族) 등 소수민족이 군락생활을 하고 있는 이 룽성(龍勝) 지역에는 사방이 첩첩 산중으로 둘러쌓인 산 언저리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계단식 논 '룽지티뎬(용적제전·龍脊梯田)'이 자리 잡고 있다.
산 자락에 위치한 계단식 논의 생김새가 마치 '용의 척추'와 흡사하다고 해서 룽지티뎬이라고 불린다.
룽성은 주변을 보아도 평지를 찾아볼 수 없는 산으로 둘러싸인 산악지대이다. 농사를 짓기위해 인간과 자연과의 오랜 투쟁의 산물인 룽지티뎬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농사를 짓기위해 인간과 자연과의 오랜 투쟁의 산물이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계단식 논들이 사방이 첩첩 산중으로 둘러쌓인 산 언저리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때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속에 한가로이 농사를 지으며 현실에 순응하고 만족하는 소박한 소수민족의 삶에 부러움을 느낄 지 모르겠지만, 동시에 그 이면에 생존을 위한 자연과의 처절한 투쟁을 벌인 소수민족들의 고난과 역경, 그리고 눈물이 함께한 소중한 하나의 문화 유산임을 역시 알아야 할 것이다.
◆끝 없이 펼쳐지는 산수절경, 외국 배낭 여행객들도 극찬
'구이린 경치가 천하의 으뜸(桂林山水甲天下)이라면, 경치가 구이린에서 최고(陽朔山水甲桂林)'라는 양숴는 구이린으로부터 동남쪽으로 약 80km,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이 말처럼 양숴는 광시좡족자치구 내에서 단연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소박한 시골 마을이다.
구이린의 빼어난 경치를 찬미하는 외국인 자유·배낭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외국인 거리로 불리는 '양숴시제(陽朔西街)'가 지속적으로 발전돼 숙박·식사·쇼핑 등 많은 편의 시설이 밀집해 있다. 시골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은 전혀 불편함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스와이타오위안(世外桃源·세외도원)은 양숴현에 위치한 테마 공원으로서, 진(晉)나라 때, 도연명이 지은 '도화원기'에 등장하는 상상속의 아름다운 배경들을 모토로 지어진 공원이다.
한폭의 수채화 같은 양숴의 전원 풍경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각종 건축물들은 흡사 인간이 사는 곳이 아닌 신선들이 노니는 곳에 와있나 싶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고 한다.
도보관광과 수상관광이 모두 가능한 스와이타오위안에서 유유자적 거닐며 속세에 찌든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버리는 건 어떨까?
구이린의 관광명소 중 하나로 상공산(相公山)을 빠뜨리면 곤란하다. 상공산의 상공(相公)은 중국어로 아내가 남편을 존칭하여 부르는 말이다.
상공산은 이전에는 망부산으로 불렸다. 리강에 고기잡이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린 아내가 망부석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누가 그린 그림이 이 곳보다 아름다울까.
끝없이 이어지는 봉우리와 봉우리, 산을 휘감아 유유히 흘러가는 강 줄기,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애절한 마음과 눈물이 구름이 되어 떠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모습이 하나되어 슬프도록 아름답다는 문구 외에는 그 어떤 미사여구도 상공산을 표현해 낼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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