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 비장 무기는 안보?… "영국 군사·정보력으로 EU 협박" 비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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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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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정부가 2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방침 공식 통보 서한을 EU에 전달한 가운데 테리사 메이 총리가 런던의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했다.[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영국의 유럽협상 탈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안보를 협상의 조건으로 명시하고 나섰다. 

29일(이하 현지시간) EU 탈퇴를 공식적으로 통보하는 서한을 EU에 전달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6 페이지에 달하는 서한에서 '안보'라는 단어를 11차례나 언급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과 EU) 협상안의 실패는 범죄와 테러 방지를 위한 양측의 협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EU와 영국의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영국이 EU와의 안보 협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일종의 '협박'인 셈이다. 
 
이날 메이 총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포괄적인 무역협정과 안보 문제는 협상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밝히면서, 불리한 협상을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협상 부결을 택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또 안보와 관련해서도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협력하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더 이상 회원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유럽의 공동경찰 시스템인 유로폴과 정보교류 등 역시 협상 패키지의 일부"라고 말했다. 

앞서 앰버 러드 영국 내무장관은 역시 "EU 경찰조직인 유로폴에 영국이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영국이 유로폴을 떠나면 영국이 가진 정보도 빼와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브렉시트에 반대 입장에 나선 팀 패론 영국 자유민주당 대표는 무역과 안보를 연결시키는 메이의 주장에 "비열한 위협"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안보는 협상의 조건으로 사용되기에는 너무 중요한 것이며, 이 같은 대처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영국은 더욱 고립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베트 쿠퍼 노동당 하원의원 역시 "(이 같은 주장은) 국가 안보에 대한 완전히 무책임한 협박이자 도박,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EU의 반발도 컸다. 유럽의회의 브렉시트 협상 책임가인 기 베르호프스타트는 “유럽의회는 영국이 강한 군사력과 정보력을 협상카드로 이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EU 시민들의 안보 문제는 너무 중요해서 거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아니 피델라 유럽의회 의원도 “안보는 모든 시민을 위한 것이지 협상카드가 아니다”라고 메이 총리의 협상 태도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영국 측은 EU를 위협할 의도가 아니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협상 출발점에서 나온 '안보 카드'는 앞으로 브렉시트 협상 안에서 또 하나의 논란거리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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