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 공사를 수주받는 업자와 공적자금이 지원되는 단체 등을 표적으로 삼고, 또는 약자들에겐 악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근거없는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요구사항이 충족되지 않으면 언론이라는 미명아래 괴롭히기 일쑤였다.
기초자치단체였던 연기군은 그런 방법이 통하던 사회였다.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시대가 바뀌고 있다. 시민의식은 날로 높아져 가고, 출입하는 기자들의 역할도 정책보도 위주로 패턴이 다양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초를 닦지 못한 무늬만 기자들의 횡포가 남아있다.
보다못한 세종시 공공기관 대변인단이 지난해 12월 '사이비언론 방지 규제방안'을 발표했다. 난립하는 사이비언론 규제 방침으로 악의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기자들을 퇴출시키고, 건전한 언론풍토 조성과 기자들의 취재행위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상식적인 부분을 굳이 방침으로까지 정하게 된데에는 괴리가 있었지만, 꼭 필요한 부분을 기자들이 스스로 지키지 않아 마련된 것이었다. 다수의 기자들이 바라는 상식이 통하게 됐다. 공공기관을 출입하면서 사이비 행각이 발각되면 행정에서 제공되는 정책 보도자료는 차단된다. 신규 출입기자의 경우도 1년이란 유예기간을 두고 직업적 기자임을 확인, 사이비 기자들을 가려낸다는 취지가 반영된 발표였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세종시를 출입하는 한 일간지 기자가 민간단체를 겨냥해 수 차례에 걸쳐 기사를 게재,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죄로 대법원에서 확정 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의 약식기소에 반발하며 사법부에 대응했던 그는 1심 재판부와 항소심 재판부, 대법원까지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결과적으로 수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며 자신만의 진실을 추구했던 그는 결국 자신이 게재한 기사에 대해 제대로된 항변도 못한 채 망신을 자초했다. 뒤늦게 "자신이 쓴 기사가 아니다"라고 밝혔기도 했지만 설득력은 없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했던가. 단언컨대 사법부를 우롱한 행동이다.
그동안 재판정에서 조각사유 등을 운운하며, 진실을 밝히려 했다던 그가 스스로 자신의 민낮을 얘기하면서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충분한 근거와 정황없이 조각사유를 운운했던 그는 이제와서 자신이 작성한 기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모습에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또다른 기자는 세종시 행정부 고위공무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특혜 의혹을 제기한데 따른 것으로, 재판 결과에 주목된다.
출입 기자만 300명이 넘어선 세종시. 도시 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인원이다. 아직까지 솎아내지 못한 무늬만 기자인 사람이 우후죽순 늘었다는 점도 한 몫을 차지한다. 연기군 시절 못지않게 세종시 기자사회가 혼란스러운 이유다.
명색이 여론밥 먹는 기자라면 존경은 못받더라도 존중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