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결국 구속됐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지 21일만이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새벽 "주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45분께 경기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 정문을 통과해 안쪽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미결수용자 신분으로 즉시 수감 절차를 밟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298억원대 뇌물수수와 재단 강제모금 등 직권남용·강요, 공무상비밀누설 등 모두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 20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번 출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오전 10시 9분 삼성동 사저를 출발해 약 11분 만에 법원 청사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린 후 굳은 표정으로 청사에 들어서면서 '국민께 어떤 점이 송구한가', '뇌물혐의를 인정하나', '세월호 인양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포토라인을 지나쳐 3층으로 올라갔다.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 30부터 청사 321호 법정에서 강부영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검찰 측에서는 박 전 대통령 대면 조사를 담당했던 형사8부 한웅재 부장검사, 특수1부 이원석 부장검사가 투입됐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선 유영하·채명성 변호사가 출석했다.
양측은 이날 혐의 소명 정도, 구속 필요성을 놓고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된 혐의는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고, 이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지원을 대가로 건네졌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12만쪽에 이르는 220여권의 사건기록을 법원에 제출했고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 사안의 중대성, 공범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들어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사건에 관한 판사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면서 지난 21일 검찰 소환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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