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리코 홈페이지]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일반 카메라를 스마트폰이 빠르게 대체하면서 일본의 카메라 제조업체 리코(Ricoh)가 개인용 카메라 사업을 축소하고 성장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야마시타 요시노리 리코 CEO는 "이익 중시의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운영 체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코는 소매시장에서 펜탁스나 GR 등 개인용 카메라에 집중됐던 생산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다. 제품 모델의 축소뿐 아니라 개인용 카메라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는 옵션도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맨 처음 카메라 사업으로 첫 발을 내딛은 리코는 지난 2011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위축 속에서도 고사양 모델을 확대하기 위해 호야가 가지고 있던 펜탁스 SLR 사업을 100억 엔(약 1050억원)에 인수했다. 리코는 펜탁스 브랜드가 카메라 마니아층을 공략하여 매출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리코는 글로벌 시장에서 렌즈 교체용 카메라로 세계 6위, 전체 카메라 부문에서는 세계 8위에 그쳤다. 360도 카메라인 세타(Theta) 시리즈는 독보적이지만 스마트폰 카메라가 나날이 발전하면서 펜탁스 인수 이후 개인용 카메라 사업은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해왔다.
이에 따라 리코는 기업 자원을 개인용 카메라 대신 자동차용 카메라(automotive camera)와 같은 상업용 기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리코는 이르면 2018년 회계연도에 자동차용 카메라를 출시하고 2020년에는 렌즈 및 관련 기기의 매출이 5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등 디지털 카메라 공장의 생산 여력을 자동차용 카메라 생산에 이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밖에도 리코는 주력으로 하는 사무용 기기 사업의 전략을 재고하고 카메라와 반도체와 같은 비핵심 사업도 재검토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쪼그라드는 추세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공협회(CIPA)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글로벌 디지털 카메라 출고량은 총 2400만 대로 2010년 정점 대비 1/5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 규모도 2012년 약 16조원에서 지난해 약 8조원으로 4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콤팩트 카메라의 경우 매년 30~40%씩 수요가 줄고 있고, 렌즈 교체식 카메라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