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케이블 동등결합상품 실적 미비...반쪽짜리 서비스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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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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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월 28일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유료방송 발전방안' 후속조치 추진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사진=신희강 기자@kpen]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국내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사업자의 '동등결합상품(이하 결합상품)'이 출시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저조한 가입자 수로 난항을 겪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업자들마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반쪽짜리 서비스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250명 수준(추정치)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기에는 미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들의 가입 문의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가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은 상황이다.

결합상품은 케이블TV 가입자가 자신이 쓰는 이동통신사의 인터넷, 모바일 상품을 묶어 요금을 할인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지난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불발된 이후 정부가 케이블 업계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내놓은 '유료방송 발전방안'의 일환이다.

이통사 가운데 결합상품 의무제공사업자로 지정돼 있는 SK텔레콤은 지난 2월 28일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와 업계 최초로 결합상품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후 딜라이브를 비롯해 현대HCN, JCN울산방송 등과 같은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였다.

이종매체 간 첫 결합상품 출시로 당시 업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SK텔레콤은 결합상품을 통해 가입자 해지방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며, KT와 LG유플러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결합상품 출시에 따른 유료방송 공정경쟁 환경 마련, 소비자 선택권 강화, 가계통신비 절감, 가입자 이탈 방지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복잡한 가입절차와 SK텔레콤 고객들로 한정된 점에서 가입자 수는 좀처럼 늘지 않았다. 일례로 CJ헬로비전의 결합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센터에 문의한 뒤 SK텔레콤의 대리점을 직접 방문해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의 대리점 권한을 받아 가입을 처리하는 곳은 현대HCN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T와 LG유플러스도 결합상품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3월 출시를 외쳤던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케이블 업계와 실무 논의 이후 진전된게 없으며, KT도 내부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거듭 되풀이하고 있다. 결합상품 출시 당시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 달리 좀더 지켜보겠다는 의중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KT와 LG유플러스의 결합상품 시장 참여에 대해서는 당장은 어렵다는 해석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효과를 못보고 있는 데다가, 결합상품 시장에 의무사업자도 아닌 이들 업체가 굳이 뛰어들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현행 동등결합 상품이 SK텔레콤만 제공하는 반쪽짜리 서비스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관련 지원책을 보강하지 않는 이상 유료방전 발전방안이 결국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이 출시된지 두달밖에 안됐지만, 시장 반등의 조짐이 보이지가 않는다"면서 "사업자별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이상 실효성없는 정책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래부에 따르면 올해 인터넷(IP)TV 가입자 수는 1402만여명으로 지난해 12월(1261만명) 대비 141만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1450만여명으로, 이르면 올 상반기 내 IPTV 가입자 수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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