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이자수익 사상 첫 적자… 은행 이자수익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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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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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의 이자 수지가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의 이자 수익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금융사들이 대출을 통해 이자 장사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이자 소득은 36조1156억원(잠정치)으로 2015년(38조1717억원)보다 5.4% 줄었다. 지난해 연간 가계의 이자 소득은 1996년(32조8927억원) 이후 2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에 반해 가계가 이자로 지출한 금액은 41조7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4조6624억원) 증가했다. 가계 이자 지출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2012년부터 전년 대비 꾸준히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계의 이자 수입에서 이자 지출을 뺀 이자 수지는 5조75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가계의 이자 수지가 적자를 낸 것은 1975년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은행의 이자 이익은 계속 늘어난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 순익은 33조9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2.7%) 늘었다. 저축은행의 이자 이익은 3조1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6천321억원(25.3%) 증가했고, 카드사의 카드론 이자 수익도 같은 기간 2972억원 늘었다.

올해 역시 이자 이익이 오름세를 이어간다. 올 1분기 4대 은행(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의 이자 이익은 4조36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851억원)보다 6.9%(2821억원) 증가했다.

가계는 이자 수입에서 적자를 내지만 은행 등 금융권의 이자 수익은 늘어나는 것은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가자 금융기관들이 대출 금리는 올리고 예금 금리는 낮추면서 이자 수익이 확대됐다.

실제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3월 말 현재 3.43%로, 2015년 말(3.28%)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이와 반대로 은행의 예금금리(1년 정기예금 기준)는 1.58%로 같은 기간 0.2%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도 모두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NIM은 1.44%로 0.07%포인트 올랐고 하나은행(1.44%)은 0.06%포인트, KB국민은행(1.66%)과 신한은행(1.53%)은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자 수익을 내기 위해 가산금리를 크게 올렸다는 비난을 받는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와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적용해 산출한다.

기준금리는 통상 금융채나 코픽스(COFIX) 금리를 따르기 때문에 은행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가산금리의 경우 은행별로 목표이익률, 업무원가, 위험 프리미엄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비교적 은행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려면 은행 내부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치고, 가산금리 항목 중 하나인 목표이익률을 책정할 때 은행의 경영 목표 등을 고려해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책정하도록 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가 연체 이자를 마음대로 매기지 못하도록 연체금리체계 모범규준을 만들기로 했다. 모범규준에는 금융회사가 연체 관리 비용, 대손 비용 등 연체 발생에 따라 합리적으로 연체이자율을 산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외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카드사와 '불합리한 영업 관행 개선에 관한 업무협약'을 통해 대출금리 산정·운영 체계를 합리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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