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 관리 직원이 농민을 상대로 갑질횡포를 일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전 농업부시장이 A씨에게 "언론보도로 로컬푸드 이미지가 실추돼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니, 언론사에 전화해 기사 삭제를 요청"하라고 회유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김기완 기자
최근 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를 이용하는 농민 A씨가 직매장 직원의 부당함과 자신의 억울한 입장을 SNS(사회관계망 선비스)에 게시하면서 이것이 언론보도에까지 이르자 로컬푸드 주식회사의 출자기관인 세종시 행정부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A씨와 로컬푸드 생산자연합회, 딸기품목회, 로컬푸드 주식회사 직원, 담당공무원 등 약 15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간담회는 사실상 대화의 시간이 아닌 A씨의 잘못을 추궁하는 자리가 됐다는 전언이다.
그도 그럴것이 A씨는 올해 1월부터 수 차례에 걸쳐 로컬푸드 직매장 싱싱장터와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 A씨가 로컬푸드 직매장과 관계가 껄끄럽게 된 것은 매장에서 불합리함과 부당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이를 지적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불합리함을 민원 제기하면서 로컬푸드 직매장 직원의 갑질 횡포가 있었고, 이는 곧 부당함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로컬푸드 직매장 직원은 A씨가 재배한 딸기를 두고 꼬투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결국 진열 판매를 못하게 했다. 이를 지켜본 또다른 농민들이 진열 판매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A씨의 딸기를 보고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구매하게 됐다.
당시, 로컬푸드 직매장 직원은 "매장과 거래를 하는 농가가 매장외의 곳에서 판매를 하면 로컬푸드법 관련 지방조례 위반"이라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A씨와 로컬푸드 직매장의 관계는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정보를 입수한 <아주경제>가 정황을 보도하면서 간담회가 개최됐고, 청문회격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A씨가 제기한 민원의 동기는 거론되지 않았고, 언론보도로 로컬푸드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추궁섞인 지적만이 이어졌다. 이미지가 실추된 이상 사실상 로컬푸드 매장의 2호점 3호점의 개점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특히, 세종시 전 농업부시장과 행정기관 관계자들이 간담회가 끝난 직후, A씨에게 "로컬푸드 이미지가 실추되서 지역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니, 언론사에 연락해서 기사를 내려달라"고 얘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농민 A씨가 로컬푸드 직매장의 부당함을 주장한 것이 또다른 농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A씨가 본보 기자에게 연락해 "기사를 내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 보도된 기사를 내려줄 수 없다는 기자의 답변에 그는 "세종시의 진면목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또다른 농민분들에게 피해가 확산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우려섞인 얘기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는 직매장을 이용하는 농민으로서 로컬푸드 싱싱장터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고, 이뤄지지 않아 지속적으로 수 차례에 걸쳐 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행정기관과 로컬푸드 관계자는 A씨의 민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A씨의 민원을 신중하게 받아들여 대화를 했다면 행정부가 주장하는 로컬푸드 이미지 실추는 일어나지 않았을까.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