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규제 임박…매수심리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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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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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재건축 추격매수 끊겨…강북 및 수도권에도 여파 미칠 듯

  • 이달 들어 분양권 거래 시장에 투자 썰물…청약시장 상승세도 미지수

강남 재건축 매매시장에 매기가 끊기는 등 수요 관망세가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단지 내 상가.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강영관·오진주 기자 = 부동산 시장을 견인해온 강남 재건축 시장과 분양권 거래시장이 숨고르기 장세에 돌입했다. 단기간 오른 가격에 대한 저항선이 분명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카드를 적극 검토하는 등 한 치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시장 불확실성이 짙어진 탓이다.

업계 일각에선 그동안 거론된 대출규제를 넘어 재건축 관련 규제와 부동산 관련 세제 강화 등의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정중동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강남 재건축 숨고르기 장세 돌입=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45% 상승하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승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가 포진한 △강동(1.39%) △강남(0.71%) △서초(0.66%) △송파(0.52%) 등 강남4구가 주간상승률 상위에 기록됐다.

다만 이달 들어 정부 관계자들의 부동산 규제 발언이 이어지자 강남4구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매기가 끊기고 이에 따른 호가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게 현장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포동 L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부동산 규제와 가격 상승세를 저울질하는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 대기수요는 여전하지만 추격 매수세는 일단 끊긴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정부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의 영향을 확실히 받는 것 같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개포주공1단지의 41㎡의 평균 매매가격은 11억2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 4월 10억5000만원과 비교해 7500만원가량 오른 금액인데, 이달 들어서 가격 상승세는 멈춰선 상태다.

중층 재건축 추진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재건축 사업 속도가 탄력이 붙으며 지난달에만 30건 이상이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선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다. 잠실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생겼는지 매수자들이 다소 주춤하고 있다"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 변동의 바로미터인 강남 아파트 시장이 눈치 보기에 들어가면서 강북과 다른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지역과 단지별로 당분간 상승 여진은 있겠지만, 그동안 시장을 견인했던 강남이 잠잠해지면 다른 곳도 관망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권 거래시장도 이달 들어 주춤= 지난달까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온 분양권 거래시장도 이달 들어 주춤한 모양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156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1건 상승했다.

분양권 전매가 활발한 지역은 주로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 분양해 전매 제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단지들이다. 지난해 발표된 부동산 대책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과천시에 대해 기존 6개월이던 전매 제한 기간을 소유권 이전 등기 시점인 약 2년 6개월로 연장해 사실상 분양권 전매를 금지했다. 지난해 11월 3일을 기준으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사업장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이전에 분양한 단지들은 규제를 피해갔다.

고덕주공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달 초 고덕주공7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분양 당시 문의가 많았지만 지금은 수요 자체가 조금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까지 매매 시장이 활황이었던 강동구에서 지난달 거래된 분양권 328건 가운데 268건이 고덕동에 몰렸다. 전매제한이 풀리기 전 3월 28건에 그쳤던 분양권은 4월 123건, 5월 268건으로 상승했다. 이는 고덕주공 2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그라시움이 지난 4월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리면서 분양권에 웃돈이 1억원 가까이 붙은 것도 한몫했다. 전용 84㎡는 지난달 최고 8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고덕 그라시움에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분양권이 등장했다"며 "그러나 이달 들어 이미 시장 흐름을 간파한 투자자들은 서서히 빠지고 있다. 한 발 늦은 실수요자들이 그 피해를 볼까봐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청약 시장도 연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지만 대출 규제 등 부동산 대책이 예고됨에 따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가장 최근 청약 경쟁률을 갈아치운 단지는 신길뉴타운 5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보라매 SK뷰로, 527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4589명의 청약자가 몰려 올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인 평균 28대1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기본적으로 수요가 탄탄하지만 강남권의 재건축 사업지 등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한 강한 대책이 나오면 서울권도 장담을 못할 것"이라며 "어떤 대책이 나오는지 대책의 강도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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