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SK증권 지분 공개매각… 금융업 진출 25년만에 모두 손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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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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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문지훈 기자 = SK그룹이 25년 만에 모든 금융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SK투신운용(2004년)과 SK생명(2005년)을 미래에셋그룹에 연이어 매각한 데 이어 SK증권 지분 전량을 오는 8월까지 공개매각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SK그룹, SK증권 공개매각으로 전환...공정성.투명성 확보

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10.4% 전량을 공개매각하기로 하고 회계법인 삼정KPMG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했다.

SK증권은 1955년 설립된 신우증권이 전신이다. 이후 1989년 태평양 그룹을 거친 뒤 1992년부터 선경그룹(현 SK그룹)에 편입돼 25년간 금융투자업을 영위해 왔다.

이번 지분 매각은 공정거래법 위반 이슈를 해소하려는 게 이유다. SK㈜는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로 금융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오는 8월까지 SK증권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해야 한다. 이는 SK증권 지분 10%를 보유한 SK C&C가 2015년 SK㈜와 합병했기 때문이다.

SK㈜는 매각주간사를 통해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IM)을 배포할 계획이다. 이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보들 중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자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승인이 완료되면 이번 지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

SK그룹은 내부적으로 SK증권 지분 매각을 두고 고민을 거듭해왔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SK증권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외부 매각보다는 SK케미칼 등 지주에 속하지 않은 오너 일가로의 매각이 유력시 돼왔다.

아울러 SK그룹은 최근까지 김신 SK증권 사장 등 경영진을 중심으로 PEF(사모투자펀드)를 만든 뒤 SK㈜ 지분을 매입하는 경영자매수 방식을 검토하기도 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암투병 중이었던 최 선대 회장은 SK증권이 위기에 처하자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태원 회장도 2007년 SK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개편할 당시 SK네트웍스가 SK증권의 최대주주가 되자 처리 방안을 두고 고심하다 매각 유예기간을 넘겨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매각가 1000억 밑돌 듯...치열한 인수전 예고

하지만 매각 주간사로 삼정 KPMG를 선정하고 공개매각을 천명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인수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10%의 지분 인수만으로 경영권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증권의 시가총액은 8일 기준 5314억원으로 매각될 지분가치는 531억원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30~40%를 추가한다 해도 매각가는 1000억원 이하일 것으로 보고 있다. 1000억원 미만의 가격으로 자기자본만 4230억원 규모의 증권사를 거느릴 수 있다는 얘기다.

SK㈜ 관계자는 "경쟁 입찰을 통해 매각 과정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SK증권 구성원의 고용 안정과 향후 SK증권의 성장 및 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아 매각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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