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합자 운용사로는 현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이 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분 35%를 프랑스 BNP파리바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에서 출자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비슷하다. 프랑스 아문디 에셋매니지먼트 30% 주식을 가지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되레 외국계 지분이 더 많다. 스위스 UBS AG가 51%를, 하나금융투자는 49%를 보유하고 있다.
애초 합자에서 최대 장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외국 운용사 펀드를 재간접형 역내펀드로 설정할 수 있다는 거다. 이에 비해 일반적인 재간접펀드는 국내에 등록된 역외펀드만 편입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합자가 유리했었다.
하지만 장점이 희석되고 있다. 굳이 합자가 아니더라도 제휴를 통해 외국 운용사 상품을 담을 다양한 방법이 생겼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늘어나면서 다른 운용사 해외펀드를 편입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캐피탈그룹과 제휴해 타깃데이트펀드(TDF)에 해외펀드를 담았다.
합자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먼저 외국 운용사에서 파견한 임원이 역할에 비해 너무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지적이 있다.
예를 들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보면 등기임원 5명이 2016년 받은 돈은 1인 평균 3억원을 넘는다. 임원 5명 가운데 1명은 해외 합자사에서 파견됐다. 여기에 차량과 숙소 지원을 고려하면 비용은 더 커진다.
배당금 규모도 만만치 않다. NH아문디자산운용는 2016년 아문디에 40억원 이상을 배당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30억원 넘게 BNP파리바 쪽에 줬다. 두 운용사 배당률은 액면가 대비 15~30%에 달한다. 추가로 지불하는 역외펀드에 대한 위탁운용 수수료까지 더하면 빠져나가는 비용은 더 많다.
물론 협업 효과는 크든 작든 여전히 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ETF가 역외펀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건 입증하기 어렵다"면서 "대형사는 직접 발로 뛰어서 역외펀드를 만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할 수 없는 중소형사는 협업이 이득"이라고 밝혔다.
외국 운용사 임원도 역할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하는 한국 시장에 자사 펀드를 들여오기 위해서는 본사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