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윤세미 기자 = 18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거 결선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신생 정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이라는 뜻·이하 앙마르슈)'가 대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총선 후 개표 결과 '앙마르슈ㆍ민주운동당(Modem)' 연합은 총 577석 중 351석을 차지했다. 전체 의석 중 60%를 넘는 것으로 최대 80% 이상을 넘길 것이라는 당초 전망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다. 그렇지만 창당한지 1년을 조금 넘긴 신생 정당이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동력 삼아 프랑스에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공화-사회 양당 체제를 무너뜨린 것이기에 주목을 끈다.
앙마르슈에 이어 공화당이 131석을 차지했고, 사회당은 29석을 얻는 데 그쳤다. 마크롱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극우파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은 삼수 만에 처음으로 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현지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39세 젊은 나이로 대선에 처음 도전해 단숨에 대통령에 오르고 기세를 이어 총선 압승까지 이끌어낸 마크롱 대통령의 승승장구 스토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마크롱의 조용한 혁명'이라는 표현으로 이 같은 신드롬을 표현하기도 했다.
앙마르슈가 의회를 장악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안정적인 정권 기반을 토대로 앞서 공약해왔던 정치·노동 개혁 등의 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에 당선된 앙마르슈 의원 중 다수는 정치 경험이 없는 일반 시민인 만큼 프랑스 국민들 사이에서는 기성 정치의 타파와 생활 밀착형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이번 결선 투표의 투표율 예상치가 44% 수준에 머물러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미 프랑스 야권에서는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은 것은 아니다"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사회당의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당수는 "역대 최저 투표율은 위험한 징조다. 마크롱 대통령에게 많은 권력이 쥐어졌지만 이것이 사회적 요구를 온전히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사회당 완패의 책임을 지고 당권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이제 마크롱 정권은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능력을 증명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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