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27일 중국 다롄에서 막을 올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인터넷' 다음의 물결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인공지능(AI)'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WEF는 인류의 미래를 이끌 '2017 세계 10대 첨단기술'도 공개해 최근의 흐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하계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속 포용적 성장의 실현'으로 개막 전후로 AI 등 4차혁명을 주도할 기술과 관련 시장 등에 대한 정보와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망(新華網)이 28일 전했다. 특히 AI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미국의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엑센츄어는 포럼 개막 직전인 26일(현지시간) '인공지능 - 중국 경제성장 돕는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AI 기술과 산업의 빠른 발전이 최근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 흐름까지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봤다. AI가 2035년까지 중국 경제 성장률을 높여 최대 7.9%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 지난 1분기 중국 성장률은 6.9%였다.
특히 제조업, 농림·축산·어업, 도·소매 유통업 등 3개 분야에서 AI의 응용과 발전이 가장 두드러 질 것으로 봤다. 2035년까지 AI가 3개 분야의 연평균 성장률을 각각 2%p, 1.8%p, 1.7%p씩 높여줄 것으로 전망했다.
천리밍(陳黎明) IBM 중화권 대표는 27일 포럼에서 AI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천 대표는 "각 분야와 인터넷, 개인의 데이터 생성속도가 점점 빨라져 기존의 기술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됐다"면서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등도 AI의 일부로 볼 수 있다"며 "이러한 기술이 각 분야에 스며 막강한 생명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AI는 인구의 적인지, 친구인지에 뜨거운 논쟁도 벌어졌다. 세계경제포럼 집행위원회 회원인 데렉 오 할로란 디지털 경제·사회시스템 사업 책임자는 27일 "AI가 인류를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AI가 인류의 '일'을 변화시키거나 더 나아지게 할 수는 있다"고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AI와 의사가 함께 더욱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는 있지만 AI가 의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파스칼 펑(豊) 홍콩 과학기술대학 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도 "AI는 우리의 능력을 한층 키워주고 복잡한 업무를 단순화시켜줄 유익한 도구'라고 판단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인류의 미래를 선도할 '2017 세계 10대 신기술'을 발표하기도 했다. WEF와 미국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바이오텍 글로벌 퓨처 카운슬' 등의 자문을 받아 26일 공개한 것.
10대 기술에는 AI 관련 '시각 작업을 위한 딥러닝'도 포함됐다. 이는 눈 앞에 있는 이미지를 AI가 세밀하게 관찰하고 해석 혹은 판독하는 기술로 의료업계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이미 전문 의료인력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상처없이 암 진단이 가능한 △ '비 침습 액체 생체검사법' △ 공기 중 식수 채취 기술 △ 인간세포지도 △ 정밀농업 △ 고성능 저가의 친환경 자동차 △ 유전자 백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생활공간 형성 △ 양자 컴퓨터 △ 인공 나뭇잎 등이 꼽혔다.
비 침습 액체 생체검사법은 일종의 혈액 검사로 DNA를 분석해 암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생활공간은 개인주택을 넘어 공동생활권 전체가 연결된 에너지 순환, 자원 공유의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인공 나뭇잎은 이산화탄소를 액체연료 등 다른 물질로 바꾸는 기술이며 정밀농업은 센서나 이미지처리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 농업 생산량을 늘리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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