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업계가 제품에 들어간 모든 공개하는 '전성분 표기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커진 화학용품에 대한 불안감을 누그러트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최근 전성분을 표기한 생활용품 브랜드 '투명한 생각'을 선보였다.
투명한 생각은 주방세제 '트리오' 출시 50주년을 맞아 지난해 선보인 '트리오 투명한 생각'에서 착안해 만든 브랜드다. 이 트리오 제품은 국내 주방세제 최초로 전성분을 제품 정면에 표기해 큰 관심을 모았다.
소비자 호응에 힘입어 탄생한 이 브랜드는 주방세제와 함께 액체세제·분말세제·베이킹소다·과탄산소다·구연산·샴푸·컨디셔너·보디워시 9종으로 제품군을 갖췄다.
9종 모두 100% 식물유래 계면활성제를 사용했으며 인체에 해를 끼치는 화학성분은 쓰지 않았다. 투명한 용기와 인공색소를 넣지 않은 투명한 액물로 만들어진 것도 특징이다.
애경 관계자는 "생활용품을 안심하고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 요구에 따라 투명한 생각을 트리오 제품명에서 브랜드로 격상했다"면서 "적용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약업체도 전성분을 공개한 치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해 9월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유해성분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이 든 치약사태가 발생한 뒤 치약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서다.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치약은 주성분만 표기해도 되지만 소비자가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모든 성분을 공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화장품업체 아로마티카는 올 3월 전성분을 공개한 '제리스베이비 어린이 치약'을 내놓았다. 어린이 전용으로 선보인 이 제품은 CMIT/MIT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유해 의심성분인 불소·사카린·인공색소·파라벤 등도 쓰지 않았다. 대신 천연유래 감미제인 자일리톨과 코코넛오일 유래 계면활성제를 사용했다.
영유아화장품 몽디에스도 제품에 든 모든 성분을 표기한 치약을 판매 중이다. 아기·어린이·임산부용 3종으로 구성된 이 치약은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인 환경운동단체(EWG)에서 '그린' 등급을 받은 성분으로만 만들어졌다. EWG는 원료 유해성을 1~10단계로 평가하는 데, 그린은 가장 낮은 수준인 1~2등급 원료에 주어진다.
현재 '화장품'으로 재분류돼 전성분 표기가 의무화된 영유아용 물티슈업계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성분별 원산지까지 공개하고 있다.
브라운은 올초 업계 최초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각 제품에 들어간 성분 원산지와 제조업체를 공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꾸준히 제기되는 물티슈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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