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를 시작으로 여의도 증권가에서 기관장·최고경영자(CEO) 물갈이가 예고되면서 누가누가 대상에 오를지 주목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이 17일 당국에 사의를 표명한 후 다른 증권업 유관기관장은 물론 정부에서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증권사 CEO도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임기와 무관하게 수장이 물러날 수 있어서다. 실제 정찬우 이사장은 2016년 10월 취임했다. 임기가 2019년 9월까지 2년 넘게 남았다. 하지만 정찬우 이사장은 스스로 물러나는 쪽을 택했다. 그는 사의 표명에 앞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얘기도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먼저 신임 거래소 이사장 후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장 거래소 내부에서 김재준 코스닥시장본부장과 강기원 전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관료 쪽에서는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역시 공직을 지낸 이정환 전 거래소 이사장도 마찬가지다.
정치권 출신도 하마평에 포함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기식·홍종학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거래소 이사장 후보는 공개모집과 이사장후보추천위 추천을 통해 확정된다. 최종 선임은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30여개 출자사 대표가 참여하는 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 과정만 보면 외부 영향이 적을 것 같지만, 이제까지는 정부가 정한 후보를 주총에서 그대로 승인해왔다.
이미 기관장 임기가 끝난 곳도 있다. 정연대 코스콤 사장은 5월 임기 만료 후에도 계속 일해왔다. 정권 교체가 겹쳐 후속 인사를 진행할 겨를이 없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새로 취임한 만큼 거래소 이사장 인사와 맞물려 코소콤 신임 사장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타 유관기관 수장은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두고 있다.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2015년 12월 취임했고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은 2016년 말 선임돼 유관기관장 가운데 임기가 가장 많이 남았다.
정부 출자사인 IBK투자증권은 CEO를 새로 뽑거나 연임시켜야 한다. 신성호 사장 임기가 오는 9월 8일이면 끝난다. IBK투자증권에서는 이른바 증권맨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신성호 현 사장은 물론 과거 수장을 맡았던 임기영, 이형승, 조강래 전 사장이 모두 증권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관전 포인트는 이번에도 관치금융, 낙하산 인사일 것이라는 점"이라며 "아예 노조 쪽에서 관료출신을 바라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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