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예정된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판결에 자동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한다면 3조원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기아차 순이익 2조7456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최근 몇년 새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추락하고 있다. 지난 2014년 5.5%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에는 3.0%까지 곤두박질쳤다.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시장 판매량 급감 등 대내외적 경영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통상임금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업계 2위 기아차의 앞날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 패소 땐 차·부품업계 '도미노' 피해
더 큰 문제는 이번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이 단순히 기아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의 3분의1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기아차의 위기는 곧바로 5000여곳의 1·2·3차 협력사로 전이된다.
이정우 영신금속 사장은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곧 부품 산업의 위기”라며 “완성차업체의 파업, 생산 차질, 경영 악화 등으로 700여곳의 1차 벤더, 2000~3000곳의 2·3차 벤더들은 폭탄을 안고 있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의 통상임금 판결은 부품업체에는 '메가톤'급이다. 기아차의 지분 33.9%을 쥐고 있는 현대차 역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만일 통상임금 패소의 경우 국내 공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똑같이 야근과 특근을 하면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50%를 더 줘야 한다”면서 “그런 부분이 앞으로 노동시장의 분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최대 쟁점은 ‘신의칙(信義則)’ 인정 여부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의 핵심은 과거 노동에 대한 소급지급 부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인정할 것이냐의 여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 중인 3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5곳 중 23곳이 통상임금 소송의 최대 쟁점으로 '신의칙 인정 여부(65.7%)'를 꼽았다.
2013년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 합의가 있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근로자의 청구로 인해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위기가 발생한다면 신의칙에 위반돼 그 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기아차도 최근 재판부에 신의칙을 적용해 달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박한우 사장은 “노조 측에서 먼저 30년 동안 서로 용인한 부분을 깨고 소송을 걸었다”며 “피고의 대표로서 재판부에 탄원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발해 기아차 노조는 이날 소하, 화성, 광주, 정비, 판매 등 5개 지회 조합원 2만8000여명이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최근 통상임금 소송에서는 신의칙이 인정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8일 금호타이어 노조원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광주고법 민사1부는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들 노조원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반영해 3800만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임금협상 시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러한 노사합의는 일반화돼 이미 관행으로 정착됐다”며 “근로자 측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아시아나항공 등은 1심에서 신의칙이 부정됐다가 2심에서 신의칙이 인정됐으며 만도, 현대로템 등은 1심에서 신의칙이 인정됐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통상임금 소송은 법규정상의 공백을 빌미로 노사 간 합의된 사항이 쟁점화돼 ‘불로소득’ 성격의 추가소득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며 “통상임금 이행으로 해당기업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 협력적 노사관계의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줄 것을 사법부에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한다면 3조원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기아차 순이익 2조7456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최근 몇년 새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추락하고 있다. 지난 2014년 5.5%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에는 3.0%까지 곤두박질쳤다.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시장 판매량 급감 등 대내외적 경영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 패소 땐 차·부품업계 '도미노' 피해
더 큰 문제는 이번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이 단순히 기아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의 3분의1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기아차의 위기는 곧바로 5000여곳의 1·2·3차 협력사로 전이된다.
이정우 영신금속 사장은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곧 부품 산업의 위기”라며 “완성차업체의 파업, 생산 차질, 경영 악화 등으로 700여곳의 1차 벤더, 2000~3000곳의 2·3차 벤더들은 폭탄을 안고 있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의 통상임금 판결은 부품업체에는 '메가톤'급이다. 기아차의 지분 33.9%을 쥐고 있는 현대차 역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만일 통상임금 패소의 경우 국내 공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똑같이 야근과 특근을 하면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50%를 더 줘야 한다”면서 “그런 부분이 앞으로 노동시장의 분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최대 쟁점은 ‘신의칙(信義則)’ 인정 여부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의 핵심은 과거 노동에 대한 소급지급 부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인정할 것이냐의 여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 중인 3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5곳 중 23곳이 통상임금 소송의 최대 쟁점으로 '신의칙 인정 여부(65.7%)'를 꼽았다.
2013년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 합의가 있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근로자의 청구로 인해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위기가 발생한다면 신의칙에 위반돼 그 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기아차도 최근 재판부에 신의칙을 적용해 달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박한우 사장은 “노조 측에서 먼저 30년 동안 서로 용인한 부분을 깨고 소송을 걸었다”며 “피고의 대표로서 재판부에 탄원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발해 기아차 노조는 이날 소하, 화성, 광주, 정비, 판매 등 5개 지회 조합원 2만8000여명이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최근 통상임금 소송에서는 신의칙이 인정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8일 금호타이어 노조원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광주고법 민사1부는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들 노조원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반영해 3800만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임금협상 시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러한 노사합의는 일반화돼 이미 관행으로 정착됐다”며 “근로자 측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아시아나항공 등은 1심에서 신의칙이 부정됐다가 2심에서 신의칙이 인정됐으며 만도, 현대로템 등은 1심에서 신의칙이 인정됐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통상임금 소송은 법규정상의 공백을 빌미로 노사 간 합의된 사항이 쟁점화돼 ‘불로소득’ 성격의 추가소득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며 “통상임금 이행으로 해당기업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 협력적 노사관계의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줄 것을 사법부에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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