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전방위적인 수입 규제에 나섰으나 국내 철강사에 미치는 영향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미국 철강협회(AISI)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8월 말까지 한국의 대미 철강수출 물량은 268만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로 대미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미미한 영향만 받은 것이다.
애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무역 장벽을 높여왔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건에 불과하던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 규제는 3개년 동안 8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산 인동과 열연강판, 유정용 강관 등 사실상 모든 한국 철강 제품에는 반덤핑 관세가 매겨졌고, 더 강력한 수입 제재인 무역확장법 232조 시행도 앞두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미 수출 철강의 약 81%가 현재 반덤핑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미국이 철강을 수입하는 국가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8월 한달동안 미국은 한국에서 철강 완제품을 41만8000톤 수입했다. 나란히 10만톤대인 독일(14만1000톤), 터키(13만2000톤), 대만(11만5000톤), 일본(10만7000톤)등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7월보다는 24% 급증했다.
앞서 한국산 철강이 미국 전체 철강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8%에서 2016년 3.2%로 0.6%포인트 고꾸라진 바 있다.
이를 두고 철강업계 안팎에선 국내 철강사들이 제품 경쟁력을 갖춘 데다, 정부와 원활한 관계를 맺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송재빈 한국철강협회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와 달리 자국 내 블루컬러 지지자들을 의식해 (철강 수입 규제 발언 등) 정무적인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며 "우리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품목 등 전반적인 상황을 들여다 보고 어떤 조치가 나오더라고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해놓고 있으며, 업계도 힘을 합해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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