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푸싱(複星)그룹 주도의 민간 컨소시엄과 저장성 정부가 11일 항저우(杭州)~사오싱(紹興)~타이저우(台州)간 269km 구간의 고속철 건설 관련 PPP 계약을 정식 체결했다고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 등이 12일 보도했다.
예상투자액은 총 409억 위안(약 7조원)으로, 이중 자본금이 30%(124억 위안), 나머지는 은행융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푸싱그룹의 민간 컨소시엄이 전체 지분의 51%를 가진 최대 주주로, 나머지는 중국철로총공사(15%), 저장성 국유기업(13.6%). 사오싱과 타이저우시 국유기업(20.4%)이 나눠 갖는다.
사업 운영 모델은 사업자가 건설(Build)-소유(Own)-운영(Operate)-양도(Transfer)하는 BOOT 방식으로, 연말 착공에 들어가 4년간 건설한 후 향후 30년간 운영권을 가지며, 운영기한이 만료되면 저장성 정부에 무상으로 양도하게 된다.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은 "PPP 방식을 통한 민간투자 유치로 철도 조직과 개발모델을 더욱 다원화하고, 공공사업의 상업화 모델을 탐색할 수 있다"며 "민영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로 자원이 더욱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중국은 2014년부터 경기 부양과 시장 개방 차원에서 PPP를 내세워 민간자본과 함께 도로, 항만 등 방면에서 대규모 인프라 공사를 추진해왔다.
특히 오랜 기간 상대적으로 독점 영역으로 여겨졌던 철도 분야에서 민간기업이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중국에 민자가 운영하는 고속철의 첫 시범 운영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기관지 인민일보도 “오랜 기간 철도 건설 분야에 존재하던 민간자본의 유리천장을 깼다"며 "중국 철도 개혁 발전사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유자본이 통제하던 통신, 철도 등 방면에서 관료적 기업문화, 경영효율성 저하 등 문제가 나타나면서 민간자본을 수혈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PPP와 함께 대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 국유기업의 혼합소유제 개혁이다. 혼합소유제는 실적이 부진한 국유기업에 민간자본을 투입해 경영효율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으로,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핵심 부분이다. 중국은 현재 통신·전력·석유·천연가스·철도·항공·군수 등 분야를 혼합소유제 시범 분야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중국 국유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이 대표적인 예다. 차이나유니콤은 지난해 순익이 전년보다 96% 하락하며 15년 이래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최근 중국 'IT공룡 3인방'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14개 기업으로부터 13조원을 투자받는 혼합소유제 개혁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차이나유니콤은 통신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다방면에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밖에 중국 철도 국유기업인 중국철도총공사도 최근 중국 최대 택배회사인 순펑(順豊) 등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혼합소유제 개혁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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