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후분양제 논의가 흘러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후분양제를 기피했던 대형 건설사들이 재건축 단지에 먼저 후분양제를 제안하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서초구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롯데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최종 선정된 대우건설은 조합에 후분양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시공사 입찰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GS건설과 현대건설도 후분양제 도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공사비만 약 2조6000억원에 이르는 최대 사업지로 꼽힌다.
후분양제를 실시하면 아파트 착공 시점에 분양하는 선분양제 보다 2~3년 가량 분양 시점이 늦춰진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후분양제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최근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조합이 원하는 일반 분양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분양 시점을 미루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분양한 서초구 신반포6차를 재건축한 ‘신반포 센트럴자이’와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예상보다 4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이에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로또 아파트’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후분양제를 통해 분양가가 높아져 조합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해도 건설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없이 시공사 자체 자금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시공사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앞서 금융당국이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대출 비중을 40%로 낮추고, 잔금 비중을 30%에서 5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분양제로 넘어가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도금 비중이 줄고 잔금이 늘어나면 그 부담을 건설사가 져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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