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란에 40조원 지원, 미국의 이란제재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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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입력 2017-09-1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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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과 로하니 대통령이 2015년 5월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이란에 40조원의 자금을 투자한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강도높은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간의 대규모 자금의 투자협약식이 거행됐다.

중국 국유 금융그룹인 중신(中信·CITIC)그룹이 1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현지 시중은행 5곳에 100억 달러(약 11조3000억원)의 자금대출을 제공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이란 매체를 인용해 봉황망이 17일 전했다.

중신그룹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이란의 은행은 산업·광물은행(BIM), 라파은행, 파르시안은행, 파사르가드은행, 수출진흥은행(EDB) 등이다. 은행들은 이 자금을 이란의 수자원, 에너지, 건설, 교통 등 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중신그룹의 여신제공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를 피하기 위해 유로화와 위안화로 이뤄진다.

이날 협약에는 발리올라 세이프 이란중앙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세이프 총재는 "오늘 협약 외에도 중국수출입은행이 100억 달러, 중국개발은행이 150억 달러의 여신을 제공키로 했으며, 이 자금은 향후 이란의 사회기반시설 사업에 투자된다"며 "양국의 강한 유대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이 국유 금융사를 이용해 350억 달러(약 40조원)를 이란에 투자하는 셈이다.

협약식에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14일 미국의 은행들을 겨냥한 사이버공격에 가담했거나 이란 혁명수비대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이란의 기업 4곳과 개인 7명을 대상으로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이들 기업과 개인들은 국제 금융시스템으로부터 사실상 퇴출되고, 미국 내 자산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타결된 이란 핵합의 파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재는 더욱 빈번하고 강도 높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제재와 반대로 중국은 향후 이란과 더욱 밀착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1월16일 대이란 제재가 해제된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주일 후인 23일 이란을 방문해 양국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 바 있다.

한편 한국수출입은행도 지난달 이란에 94억 달러의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내용의 기본여신협정(FA)을 이란중앙은행과 체결했다. 또한 이란은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의 수출지원 금융기관과 모두 220억 달러의 여신 제공 협약을 논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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