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ㆍ고령층 월급의 40% 월세로 낸다…전세 거주자보다 월소득 크게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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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17-09-2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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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청년월세 10만원 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청년 주거 문제 해결 촉구 관련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연합]

청년층과 고령층 상당수가 월 소득의 40%에 육박하는 주거비 부담으로 생활이 '팍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월세비중 확대에 대응한 주택임대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30세 미만 청년층과 60세 이상 고령층 임차인 대부분이 전세보다는 월세 주택에 거주하기 때문에 월세 거주자 평균 월소득이 전세 거주자보다 훨씬 낮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과 고령층 월세 주거비 부담은 각각 34.2%, 37.7%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두배 가까이 높았다. 월세 거주 청년층 43%와 고령층 59%는 월소득이 100만원 이하로 전체 소득자 중 하위 20%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 1∼2분위 고령층 절반에 달하는 48.7%는 경상소득 5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했다. 

또 전세 거주자와 월세 거주자의 소득수준, 단독주택·아파트 등 주거 서비스로 인한 삶의 질 차이도 컸다. 

전세 거주자와 월세 거주자의 월 평균 소득은 각각 306만원, 213만원으로 100만원 정도 차이가 났다.

청년층 임차인의 78.5%와 고령층 임차인의 64.5%는 주거서비스 질이 낮은 다가구단독주택이나 기타주택에 거주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16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집 구조물과 난방, 환기, 채광, 등 9개 항목에 관한 주거서비스 질적 수준 조사 결과, 아파트는 평균 3.3점으로 조금 양호한 단계 이상이었지만, 다가구단독주택은 2.7점으로 조금 불량한 단계 이하 수준이었다.

낮은 시중금리로 임대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임대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2014년 55%에서 지난해 60.5%까지 올랐다.
보증부월세는 연 2~3% 시중금리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전·월세전환율(6∼7%)이 적용되기 때문에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더욱 높이거나 보증금 일부를 보증부월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임차인 역시 목돈 마련 부담과 신용제약, 전세물량 부족 등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청년층이 부모나 주변 도움 없이 서울에서 전세보증금 3억∼4억원 아파트를 장만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고, 다가구단독주택은 주거서비스 질이 낮아 신혼부부가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아울러 저소득층의 상당수는 정부 주거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월세 거주 고령층 가운데 최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 가구수는 27만4000가구다.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은 9만6000가구, 주거급여 혜택을 받는 가구는 10만5000가구였다. 나머지 7만3000가구는 정부 주거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와 LH공사, 서민금융진흥원 등 주거지원 관리가 제각각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저소득층 주거지원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달체계를 재구축하고, 양질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월세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연구위원은 "신혼부부를 포함한 청년층이 다양한 수준의 주택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아파트와 같은 양질의 주거서비스를 갖춘 주택을 중심으로 보증부월세시장이 형성돼야 한다"며 "소득이 적은 월세 거주 고령층의 주거비 부담이 주거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이를 확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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