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2일 달러-루피 환율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4월 초 이후 최저치인 64.90을 기록했다. 21일 달러-루피 환율은 전날대비 0.9% 하락한 달러당 64.84를 기록했다. 10년물 인도 국채 수익률은 6.79%로 지난 5월 24일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올해 가장 빠른 속도로 주식을 팔고 있다. 글로벌 펀드사들은 지난달 인도 주식 17억3000만달러어치를 매도한 후 9월 7억616만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달 매도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치다.
올 상반기 아시아 환율시장에서 루피 가치가 4.4% 상승, 가장 크게 올랐었다. 모디 총리가 주도하는 투자 및 성장 정책으로 몇년간 인도 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이란 기대감에 올랐었다. 그러나 모디 총리의 과감한 경제 개혁안이 실제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면서 투자자의 불안감도 커졌다.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재정적자 우려가 커지면서 호황을 누렸던 시장도 주춤하고 있다.
◆ 재정적자 확대 GDP 성장률 최저로 투자 불안감 확대
모디 총리는 지난해 11월 위조지폐 등 검은 돈의 거래를 막고자 지난해 전체 화폐의 86%에 달하는 고액 화폐권 1000루피와 500루피 구권의 사용을 금지했다. 또 지난 7월부터 통합부가가치세(GST)를 도입하고 전지역 부가가치세를 통일했다. 연이은 개혁에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도 주머니를 열지 않으면서 경제가 타격을 받았다. 지난 2분기 인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5.7%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1월 화폐개혁이 실시되면서 1분기 GDP도 6.1%로 떨어졌었다.
이러한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경제적 혜택을 줄 것으로 전망되지만 당장은 상품 생산 및 공급 과정에 타격을 주고 있다. 제조업은 GDP의 18%를 차지한다. 총 인구의 12%가 제조업에 종사하는데 많은 근로자들이 실직된 상태다. 인도 재정적자는 4개월만에 올해 회계연도 예산안의 92%에 도달했다. 모디 인도 총리는 올해 회계연도 안에 600억달러(약 67조8000만원)를 인프라 확장 비용으로 사용하면서 재정적자 우려를 키웠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2분기 GDP 급락 이후 경제 성장을 부흥시키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
니잠 이드리스 맥쿼리은행 외환전략가는 "앞으로 몇달간 루피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며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고려한다는 것은 경제 성장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얘기다"고 설명했다.
◆루피 내년 1분기까지 상승여력 적어
전문가들은 4분기 루피에 대한 투자를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한 인프레이션과 함께 경상수지 적자가 4년래 최대치로 늘면서 경제적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냇웨스트마켓스(NatWest Markets)는 12월 루피가 달러당 66.6루피로 떨어지고 2018년 1분기에는 67.50루피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맥콰리는 12월 말 루피는 달러당 66루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은 12월 말까지 66.75루피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인드라닐 센 구프타 BofAML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점에서 루피에 호재로 볼만한 요소는 찾기 어렵다"며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경상수지 적자는 늘어난데다 자본 유입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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