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추적] 철원 총기사고,원인은 도비탄? "사격장과 400m거리 통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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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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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육군 모 부대 소속 A(22) 일병이 진지 공사를 마치고 도보로 부대 복귀 중 갑자기 날아든 총탄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사진은 총탄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철원 동송읍 금학산 인근 군부대 사격장 모습. 오르막으로 된 사격장의 왼쪽 끝자락 상단 인근에 숨진 A 일병 등 부대원이 이동한 전술도로가 있다. 사격장과 A 일병이 총탄을 맞고 쓰러진 거리는 대략 400여m다. K-2 소총의 유효 사거리가 460m인 점을 고려하면 위험한 이동로인 셈이다. 사격 훈련 시에는 이 전술도로는 양쪽에서 이동이 통제되지만 사고 당시에는 아무런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오후 4시 10분쯤 철원군 동송읍 금학산 일대 모 부대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로 한 육군 일병이 사망한 가운데 이번 철원 총기사고 원인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철원 총기사고 원인이 도비탄(跳飛彈)일 것으로 보고 총탄이 발사된 지점과 총탄의 종류 등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사격 훈련 안전 수칙 준수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도비탄은 총에서 발사된 탄이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튕겨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격장 주변에서 사람이 도비탄에 맞아 사망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에 따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사망한 일병에게 총을 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군 당국은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27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철원 총기사고가 발생한 사격장은 경사가 져 있고 앞에 숲이 있다”며 “숲에 가려 (사격하는 병사가) 앞에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못 봤을 수 있다. 숲속에 있던 바위에 총탄이 튕겼고 거기에 사망한 육군 일병이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 누군가 일부러 사망한 일병에게 총을 쐈을 가능성은 없다”며 “사망한 육군 일병 머리에서 총탄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현재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K-2 소총의 유효 사거리는 약 460m, 최대 사거리는 2600m 정도다. 사격장과 A 일병이 총탄을 맞고 쓰러진 장소와의 거리는 약 400여m다.

A일병이 사격장에서 날아온 도비탄에 맞아 사망했는지 여부는 아직 모르지만 최소한 안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철원 총기사고 당시 A 일병은 부대 진지 공사를 마치고 동료 병사 20여명과 함께 걸어서 부대로 복귀하고 있었다. 이 때 A 일병은 갑자기 날아든 총탄에 머리를 맞아 쓰러져 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 중 1시간여 만인 오후 5시 22분쯤 사망했다.

철원 총기사고 당일 인근 부대 사격장에서는 사격 훈련이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A 일병의 부대원들은 아무런 통제 없이 평소 다니는 이 길로 부대로 복귀하고 있었다. 이 길은 인근 부대 사격장과 인접해 사격 훈련이 있을 때는 이동이 통제된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사격장 주변엔 2명의 경계병이 배치돼 있었다. A일병 일행을 인솔하고 부대로 복귀하고 있던 소대장은 조사에서 ‘경계병이 통제하지 않고 경례만 해 사격훈련이 일시적으로 정지된 줄 알고 통과하던 중 사고가 일어났다’고 진술했다”며 “사격훈련을 실시한 부대 측은 ‘정상적으로 경계병을 운용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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