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 aT센터. ‘2017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의 개막을 한시간 앞둔 시간이지만 로비에는 이미 정장을 차려입은 취업준비생 200여명으로 북적였다.
이들은 각자 준비해 온 이력서를 검토하거나 채용 관련 서류를 보면서 면접을 준비하는 등 채용을 향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설비·기술 직군에 지원한 김도현(24·남)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인 삼성이 취업으로 나아갈 길을 열어준다는 취지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업·마케팅 직군 지원자인 김민지(24·여)씨는 "면접 전에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는 코너나 원하는 기업이 무엇인지 매칭해주는 프로그램 등이 함께 진행돼 더 유익했다"며 "오늘 면접 결과가 좋아서 채용으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삼성의 경쟁력”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세계 최고 제품들은 무수히 많은 협력사들로 이뤄진 복잡하고 정교한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삼성의 경쟁력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매년 11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와 함께 협력사 채용 한마당을 개최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삼성은 새 정부가 일자리 정책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협력사 채용 박람회를 포함해 지속적으로 상생 활동을 펼쳐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좋은 일자리 창출이 한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저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이라며 “1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국내 최대 고용주인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좋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우수인재 채용과 기업 홍보효과 '두마리 토끼'
이번 채용 박람회에는 삼성전자 협력사 86개를 포함해 총 120여개의 협력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채용 박람회를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정구용 넥스플러스 대표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성과를 창출하는 우리 회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개발과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며 "이런 인재를 찾기 위해 이번 박람회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넥스플러스는 디스플레이 부품 및 친환경차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제품의 70~80% 가량을 삼성계열사에 공급한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모두 6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기판을 공급하는 대덕전자의 김영재 대표는 “이번 행사로 협력사는 회사의 신뢰도를 높여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구직자는 건실한 중소·중견기업에 취업 기회를 갖게 된다”며 “협력사와 구직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덕전자는 2012년 12명을 시작으로 2013년 12명, 2014년 5명, 2015년 6명 등 꾸준히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올해는 1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업체 디아이의 복영 인사총무팀 과장은 “수요가 계속 늘어 장비 개발 전문 인력이 부족했는데, 이번 박람회에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싶다”며 “구직자들의 관심도 높았던 만큼 채용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