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로 7017' 무장애 팸투어.[사진=서울시 제공]
우리는 항상 여행을 꿈꾼다. 일상에 지칠 때 잠깐의 일탈이나 새로운 경험을 위해,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해서 등 저마다의 이유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TV 프로그램에서 단골 소재 중 하나일 만큼 현대인의 최대 소비상품으로 부상했다. 서울시가 신체적 여건으로 관광활동에 제약을 받는 이들의 관광 향유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관광을 하나의 복지 문제로 접근해서 처음으로 종합적 밑그림을 설계했다. 바로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계획'이 그것이다. '누구나 찾고 즐길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관광도시, 서울'을 목표로 잡았다. 2022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52억여원의 재정을 투입하고, 먼저 전담팀을 내년 시 관광정책과 내에 신설한다.
앞서 지난 4월 관광업계, 장애인, 외부전문가 등 모두 19명으로 구성된 '관광약자를 위한 서울 관광환경 조성 민·관협의체'를 꾸렸다. 무장애 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유관기관 간담회, 해외 여행사 초청 팸투어 등으로 각계 의견도 수렴했다. 민·관협의체는 향후 관련 사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개선과제를 지속 발굴할 예정이다.
그동안 점자블록과 저상버스 확대 등 생활권에서의 관광약자 이동권은 상당 수준 개선됐지만, 호텔이나 음식점 같은 관광시설에서의 접근성과 정보 제공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당사자들은 주요 불편요인으로 이동편의시설 및 여행상품 부족 등을 꼽는다.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계획 및 정책체계.[그래픽=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장애인 관광버스 같은 전용차량을 확대, 관광약자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심과 시내 6개 관광특구 지역(이태원, 동대문패션타운, 종로청계, 잠실, 강남마이스, 명동‧남대문‧북창동‧다동‧무교동)에 위치한 관광시설을 공모로 매년 20개소씩 선정해(2022년까지 총 100개소) 시설 설치 및 개‧보수비를 지원한다.
장애인 관광버스는 장애인 전용차량이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도입된다. 내년 1대(최대 8인승)를 시작으로 연차별로 대수를 늘린다. 또 복지관 등이 보유한 전용차량을 유휴 시 공유해 쓸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DB)를 작성하고 플랫폼도 구축한다. 시는 차량 사용료, 보험료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들 유휴차량의 공유 동참을 이끌어낸다.
더불어 관광약자를 위해 편의시설을 확보한 개별 관광지와 시설 및 지역에 '무장애 인증제'를 새롭게 시행한다. 인증 시설‧지역은 서울관광 홈페이지나 가이드북에서 집중 홍보해 누구라도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로 7017'같이 공공‧민간의 정비사업으로 관광약자가 불편 없이 여행할 수 있는 여건과 서비스를 갖춘 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관광정보 접근성도 향상시킨다. 주요 관광시설의 접근성 정보를 담은 '서울시 관광가이드북'을 새로 제작해 배포한다. '출입구에 경사로가 있는지',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있는지' 여부를 그림으로 표시한다. 서울관광 홈페이지(http://www.visitseoul.net)와 모바일앱(itourseoul)에서도 이를 제공한다.

서울시내 나들이를 나선 장애인이 세운교에 진입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
이와 함께 '무장애 관광 지원센터'를 내년 상반기에 개설한다. 여기에서는 여행계획 설계와 예약부터 장애인 관광차량, 휠체어, 유모차 대여 신청 등의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운영은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비영리기관으로 선정한다. 관광약자를 위한 전문인력(문화관광해설사)을 3배 이상 추가 양성하고, 이들이 배치되는 도보관광코스도 현재 2개(덕수궁‧경희궁)에서 3개를 더 보탠다.
현장에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관광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서비스교육도 벌인다. 조만간 이해 당사자와 서울시민 등 150여명이 참석하는 '무장애 서울여행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현장에서 정확한 이해나 인식의 변화 없이는 무장애 관광환경이 요원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한편 시는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서울시 관광약자를 위한 관광환경 조성 조례' 제정을 추진한다.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최소 객실수 의무비율을 2%(현행 0.5%)로 상향하고, 자동차대여 사업자가 장애인용 렌터카를 의무적으로 확보‧제공토록 법령 개정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조성호 서울시 관광정책팀장은 "관광약자를 고려한 정보는 단지 시설의 매력을 설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이번 대책으로 물리적 환경개선은 물론 콘텐츠 발굴과 정보 접근성도 강화하겠다"며 "관광향유권을 시민의 보편적 권리로 보장하는 서울관광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7017' 무장애 팸투어.[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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