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 부문을 강화해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만난 시부사와 야스오 한국엡손 대표가 밝힌 새해 목표다.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한국엡손은 잉크젯 프린터 및 복합기(매출 기준 42%)와 프로젝터(판매량 기준 34%) 부문에서 한국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새해에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 새롭게 도전해 '제2의 도약'에 나선다는게 그의 구상이다.
◆새해 산업용 로봇으로 ‘제2도약’
시부사와 대표는 “첨단산업 시대를 맞아 엡손 장인정신의 근간인 ‘쇼쇼셰이(省小精; 고효율, 초소형, 초정밀)’에 바탕을 둔 제품들이 세계무대에서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산업용 로봇의 경우 한국 등에서 스마트공장의 수요가 커지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의 도입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인 ‘로봇 밀도’는 한국의 경우 1만명당 531대로 세계 1위다. 2위인 싱가포르(398대)와 3위인 일본(305대)을 크게 앞서고 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의 2015년 산업용 로봇 판매량은 3만8285대로 전년 대비 무려 55%나 늘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은 연간 산업용 로봇 판매량으로 따지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시장이다. 한국엡손이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시부사와 대표는 “2011년 한국 산업용 로봇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며 “고무적인 점은 그간 쌓아온 신뢰 덕분에 대기업 등으로 판매처가 다변화되면서 올해엔 전년 대비 30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판매망 확대와 효율성 제고, 비즈니스 파트너 육성,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새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제품, 고객 접점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주도권 강화
시부사와 대표는 현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복합기, 프로젝터, 상업용 프린터 부문에서도 다양한 신제품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특히 초고속·초대용량 비즈니스 프린팅 솔루션의 확대를 통해 국내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엡손은 지난달 30일 ‘워크포스 엔터프라이즈 WF-C20590’을 비롯한 초고속 복합기 2종, 초대용량 복합기 1종, 정품무한 시리즈 5종 등 총 8종을 공개하고 향후 B2B(기업 간 거래) 분야 집중 전략을 발표했다.
시부사와 대표는 “이번 초고속·초대용량 비즈니스 프린팅 솔루션 출시로 복합기, 프로젝터, 스마트 글라스, 산업용 로봇 등 전 분야에 걸친 B2B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B2B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모델을 만들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엡손은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일 방침이다. 지난 8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한 ‘미디어파사드’와 9월 공예·미디어아트 콜라보로 참여한 ‘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 등이 대표적인 예다.
시부사와 대표는 “새해에도 엡손의 기술력을 적극 알릴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단순히 첨단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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