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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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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서 3명을 구조한 이양섭 제천카고스카이 대표와 아들 기형씨. [[사진=이기형씨 제공]]
이씨는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당장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고, 구조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레인 임대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 대표가 친구로부터 급한 전화 한 통을 받은 것은 21일 오후. 스포츠센터 인근에 살고 있는 이 대표의 친구는 화재 소식을 전하며 "너희 회사 장비로 사람들을 구할 수 있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급히 현장으로 달려간 이 대표는 상황을 확인하고, 곧바로 아들 이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근방에 있던 이씨는 크레인차를 몰고 10분만에 도착했다. 오후 5시경, 건물 곳곳의 깨진 유리창 틈새로 연기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문제는 시야였다. 연기로 인해 난간에 서 있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높이 38m짜리 크레인을 눈대중으로 펼쳤다. 이 대표는 크레인 끝에 달린 버킷을 33m 정도까지 들어올리고, 1분 정도 기다렸다. 1시간 같은 1분이었다. 실제로 현장에 함께 있던 이씨의 지인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을 보면 당시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커먼 연기가 건물 옆에 바짝 붙은 크레인의 버킷을 완전히 가리고 있다.
기다림 끝에 이 대표는 '사람들이 탔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 최대한 조심스럽게 크레인을 내렸다. 건물 4층 정도 높이까지 내려오자 그제서야 버킷 안에 3명이 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 대표와 이씨는 이들로부터 "이쪽에는 더 이상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르는 구조자를 찾으러 차를 옮겼다.
참사 다음날인 22일 아침 이씨는 낯선 번호의 전화를 받았다. 참사 현장에서 구조한 이들 중 한 명의 부인이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덕분에 남편이 살았다"며 한참을 울먹거리는 목소리에 이씨도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한다. 이씨는 감정을 추스르며 "치료부터 잘 받으시라"고 답했다. 이씨 부자의 고귀한 용기가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들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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