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원작 소설의 서스펜스·따듯함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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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2-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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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스틸컷]

성공한 사업가의 집을 턴 3인조 도둑 아츠야(야마다 료스케 분), 쇼타(무라카미 니지로 분), 고헤이(칸이치로 분).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세 사람은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다. 과거 ‘상담 편지’로 유명세를 탔던 나미야 잡화점은 주인 나미야(니시다 토시유키 분)가 죽고 문을 닫아버린 상황. 하지만 어쩐 일인지 ‘생선가게 뮤지션’(하야시 켄토 분)이라는 닉네임의 한 남자는 굳게 닫힌 잡화점 문틈 사이로 편지 한 통을 밀어 넣는다. 아츠야와 쇼타, 고헤이는 호기심에 편지를 열어보고, ‘상담 편지’가 32년 전에 쓰인 사실을 알게 된다. 이들은 장난삼아 보낸 답장이 과거와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닫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또 다른 편지를 받게 된다.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전작 ‘바이브레이터’, ‘기관차 선생’, ‘번개나무’ 등을 연출한 히로키 류이치로 호평 받아온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신작이다. 전 세계 누적 판매 부수 1,200만 부 이상의 베스트셀러이자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1위에 오른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히로키 류이치 감독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빈틈없는 추리와 밀도 높은 서스펜스를 영상화시키며 많은 인물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나미야 잡화점을 매개로 각 인물의 사연과 심리를 풀어내는 방식은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하지만 관객들이 복잡한 인물들과 관계성, 이야기의 흐름을 잃지 않고 따라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 촘촘한 관계들 사이에서 길을 잃을 경우 영화의 재미는 바닥으로 고꾸라지게 된다. 이야기 및 캐릭터들이 산만하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

그럼에도 영화는 오랜 시간 독자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잡화점과 캐릭터들을 실사로 살려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가진다. 나미야 잡화점은 소설 속 설정이 적극적으로 반영돼 다양한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되며 각각의 인물들은 입체적으로 다양한 속내를 엿볼 수 있게 한다.

1980년의 시간에서 고민 상담을 해주는 나미야 역을 맡은 일본 국민배우 니시다 토시유키의 농익은 연기와 2012년 잡화점에 들러 예기치 않게 상담 편지를 쓰게 되는 아츠야 역의 야마다 료스케의 패기 넘치는 연기력 또한 인상 깊다. 오늘(28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30분, 관람 등급은 전체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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