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 분야에서도 ‘황색바람’은 거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8’는 28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갤럭시S9’를 첫 공개하면서 독무대를 만드는 듯 보였지만, 그 틈새를 파고드는 중국 업체들의 ‘굴기’는 만만치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화웨이의 활약은 대륙의 스케일을 보여줬다. 올해 MWC의 출입 배지 끈에는 공식 후원사인 화웨이의 로고가 박혀 있어 10만여명의 관람객들 전체가 걸어 다니는 홍보대사가 되는 효과를 누렸다.
화웨이는 전시 스케일도 역대급을 자랑했다. 전시장 3개 홀을 걸쳐 스마트폰 등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제품을 비롯해 5G 칩, 드론택시 등 B2B(기업간 거래) 제품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리차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1~2년 사이에 글로벌 2위로 올라서고 4~5년 뒤에는 1위에 올라설 것”이라며 삼성과 애플을 뛰어 넘을 것을 예고했다.
샤오미는 대표 스마트폰 ‘미믹스2’를 비롯해 노트북, LED 데스크램프, 코딩로봇인 토이블록, 레이저 프로젝터, 킥보드 등 다양한 전자 제품을 전시했다.
다음달 27일 출시 예정인 미믹스2S의 기대감도 드러났다. 다니엘 호앙 샤오미 매니저는 “미믹스2S는 해외시장에서는 인도에 가장 먼저 출시해 삼성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인도시장에서 선두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2호점을 여는 등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매장 확대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중국 업체의 기발한 폰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소니와 같은 규모(1744㎡)의 대형 전시장을 꾸린 ZTE는 스마트폰 제조사중 유일하게 폴더블(접이식)폰 ‘액손M1’을 공개했다. 사용자 선택에 따라 두 화면에 같은 내용을 표시할 수도, 한 화면만 이용할 수도, 이어진 디스플레이를 이용할 수도 있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경첩으로 이어진 수준에 그쳤지만, 정형화된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차이나머니’는 한때 글로벌 시장 최고 브랜드였던 모토로라와 블랙베리도 부활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블랙베리의 상표권 이용 등 라이선스를 체결한 TCL은 보안과 업무 관련 편의기능이 뛰어난 ‘블랙베리 키원’ 등을 전시했다.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는 모듈형 스마트 ‘모토모즈’를 공개했다. 스피커, 카메라, 키보드 등의 모듈형 액세서리와 결합해서 특정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의 기술력이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오르긴 했지만, MWC에서도 ‘짝퉁’ 제품은 여전했다. EL의 K50 스마트폰은 LG G4의 후면 가죽 케이스 디자인과 비슷했으며 K10은 아이폰8과 유사했다. 데쏘의 R12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닮았다.
원 창 샤오 EL 매니저는 제품이 ‘카피캣’이 아니냐는 지적에 “거의 모든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비슷하다”며 “K50은 140달러(16만원)인 저렴한 제품으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뿐이고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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